신동엽 시인 / 담배 연기처럼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머릴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멀리 놓고 생각만 하다 말았네. 아, 못 다한 이 안창에의 속상한 드레박질이여. 사랑해주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하늘은 너무 빨리 나를 손짓했네. 언제이던가 이 들길 지나갈 길손이여 그대의 소맷 속 향기로운 바람 드나들거든 아파 못 다한 어느 사내의 숨결이라고 가벼운 눈인사나, 보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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