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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봉창욱 시인 / 배꽃 어머니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1. 10. 13.

봉창욱 시인 / 배꽃 어머니

 

 

1

한 잎 한 잎 가슴 열고 꽃향기 뿜었네

엄마의 손빨래 배꽃처럼 하얗고

배꽃나무 밑에서 콩 심던 엄마

머리에 두른 흰 수건 배꽃 피었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둥둥 떠 가는 엄마 마음

배꽃 지자 한 잎 한 잎

엄마 등처럼 오무려드네

 

2

한 잎 한 잎 가슴 닫고 꽃향기 졌네

엄마의 손빨래 배꽃처럼 하얗고

배꽃나무 밑에서 콩 심던 엄마

머리에 두른 흰 수건 배꽃 져버렸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둥둥 떠 가는 엄마 마음

배꽃 지자 한 잎 한 잎

엄마 등처럼 오무려드네

 

 


 

 

봉창욱 시인 / 오녀산에 올라

 

 

1

오녀산 주춧돌 꿈 안고 살아가는

고구려인 물 마시던 천지 연못

마르지 않네

 

세월의 흔적 묻은 성벽 아래로

바람처럼 구름처럼

나뭇잎들 뛰어내리네

 

2

초병처럼 지키고 섰는 억새풀 사이

이끼 낀 연자돌 옛사람과

숨소리 나누네

 

세월의 흔적 묻은 성벽 아래로

바람처럼 구름처럼

나뭇잎들 뛰어내리네

 

 


 

봉창욱(奉昌旭) 시인

1963년 본계 환인 출생. 1987년 본계사범대학 졸업. 2011년 요녕신문 '압록강부간'에 시 <오녀산> <해인사 차 한 잔> 등으로 시작품 활동.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작가회 상임시인. 환인만족자치현 조선족고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