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시인 / 내 마음의 낙관
단숨에 빨아들이는 그런 글 없을까요 안개비 젖어들 듯 촉촉히 젖는 가슴 볕살도 좋은 어느 한낮 잘 여문 알곡처럼 첫 만남에 설레는 설익은 풋정 말고 고열에 펄펄 끓어 단 내음 물씬 나는 영혼을 빚는 도자기 도공의 손길처럼 바람 같은 붓 터치에 떨리는 손끝마다 솔향기 묻어나와 은은히 배어들다 온 몸에 휘감기는 전율 일필휘지를 꿈꾸며
김진희 시인 / 연리목
연분홍 바람소리 시간을 멈춰놓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뻐꾹새 풀어놓고
산그늘 앞섶 여미는 낙화암 위 노부부
김진희 시인 / 가시연꽃
뿌리째 흔들리는 네 삶은 저 깊은 늪
홍등가의 여인처럼 썩어가는 등창에도
사랑에 몸져 누운 잎 가시세워 부르는 절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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