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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희 시인 / 나는 저항하지 않겠다
사랑아 내게 못을 더 박아다오. 짧고 가는 못보다는 굵고 긴 못을 장도리로는 빼낼 수 없게 깊이 아주 깊숙이 박아다오. 쇠망치로 박을 수 없는 면역이 생긴 곳에는 전기 드릴로 더 이상 빈자리가 없을 때까지 내게 못을 박아다오. 네가 박은 못들을 기어이 내 체온으로 썩혀 내 살로 만들 때까지 내 너를 추억할 수 있도록 사랑아. 제발 내게 더 많은 못을 박아다오.
시집 - 그 인연에 울다
양선희 시인 / 구름을 넘어
살고 싶은 곳에서 구름이 배달되었다.
구름 강 구름 산 구름 나무 구름 고래 구름 고양이 구름 책
우아한 방법으로 포장을 연다. 구름을 한 개씩 들어낸다.
구름을 잡으러 갔던 순수한 나 걸어 나온다.
가벼워진다. 구름을 넘어.
- 시집 『봄날에 연애』 (지혜,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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