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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무석 시인 / 나무들에 대한 묵상
저녁 어스름 속에 동판화처럼 찍힌 오래된 나무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아름한 허리둥치따라 자잘한 슬픔들이 강물소리로 조용히 차 오르는 것을 내 귀는 맑게 들을 수 있네. 저 먼 거리를 거쳐온 한 떼의 바람만 나무 근처에 와서 쓸쓸히 어두워지고 정 깊던 추억들이 거친 껍질 사이사이 상처로 터져 반짝이는 것을 숨김없이 볼 수 있네. 뒤틀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이 한 세상살이 아득한 먼 길, 벌거벗은 마음의 빈 끝가지에 아슬한 그리움의 등불을 매어달던 나무의 푸른 꿈이 문득 지친 내 외로움 속으로 닿아오는 것을.
창 밖으로 보이는 내 나이 이전의 나무
우무석 시인 / 인생도 삶도 신호등처럼
두 다리 쉬어 가라 한다 빨간 신호등 불을 켜놓고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라 한다.
두 손은 기도하라 한다 초록 신호등 불이 깜빡일 때
슬픔 안에 아픔 안에 희망이 되는 것을 찾아 새날을 감사드리라 한다.
두 눈을 감으라 한다 노란 신호등 불이 켜질 때
욕심을 버리고 조금 부족한 듯 조금 모자란 듯 마음에 채워지는
그릇을 비우며 겸손하게 살아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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