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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애 시인 / 에티오피아 언덕길
커피향 짙은 내음 뭉게구름 피우는 길
커피 잔 마주한 입술 물들었네 짙은 밤색
커피 빛 닮은 여인들 알알이 따는 바쁜 손길.
커피향 원천으로 지구촌을 흔드는 길
무서운 바람인가 유랑의 강 구릿빛 색
이제는 멈출 수 없는 식후 한 모금 중독의 길.
신순애 시인 / 파꽃
민들레 씨를 따라 허공을 난자한들 흙 속의 질긴 인연 차마 뜰 수 없는가 핏줄만 까망 낟알로 방울방울 맺혔네
쭉 곧은 잎새마다 바람으로 채운 동굴 칼끝에 묻어나는 매몰찬 독소 풀어 아! 정녕 너는 바보스런 지휘봉의 그리메
너 죽어 내가 사는 인과의 무대 위에 새하얀 독백으로 백혈구만 춤추는가 도시 속 화분을 딛고 선 베란다의 파수꾼
신순애 시인 / 남해(南海)
파아란 붓꽃 물빛 수평선도 다가오고
해안선 굽이굽이 동양화의 연속이네
지는 해 꽃구름 피워 바다마저 타고 있네
어촌에 널려 있는 은비늘도 반짝이고
은하수 스쳐가는 보름달은 더욱 밝네
수은등 켜 놓은 듯이 바다마저 하늘이네
신순애 시인 / 찻사발
흙 한 줌 곱게 빚어 정성으로 발원하네 유약의 신비함이 천 삼백도 고열 속에 피워낸 신비의 꽃사발 분청사기 정감이여.
아련한 빛살 위에 꽃 잎 한장 띄운 찻잔 마주한 정인 함께 한 모금 삼킨 여유 전신을 휘감은 사연 흙 아니면 어쨌을까
도공의 땀 방울이 방울방울 맺혔어라 크낙한 다기 안에 백련 송이 다시 피고 우전차 앙증스런 잔 속 산 하나가 잠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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