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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신순애 시인 / 에티오피아 언덕길 외 3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2. 11.

신순애 시인 / 에티오피아 언덕길

 

 

커피향 짙은 내음

뭉게구름 피우는 길

 

커피 잔 마주한 입술

물들었네 짙은 밤색

 

커피 빛 닮은 여인들

알알이 따는 바쁜 손길.

 

커피향 원천으로

지구촌을 흔드는 길

 

무서운 바람인가

유랑의 강 구릿빛 색

 

이제는 멈출 수 없는

식후 한 모금 중독의 길.

 

 


 

 

신순애 시인 / 파꽃

 

 

민들레 씨를 따라 허공을 난자한들

흙 속의 질긴 인연 차마 뜰 수 없는가

핏줄만 까망 낟알로 방울방울 맺혔네

 

쭉 곧은 잎새마다 바람으로 채운 동굴

칼끝에 묻어나는 매몰찬 독소 풀어

아! 정녕 너는 바보스런 지휘봉의 그리메

 

너 죽어 내가 사는 인과의 무대 위에

새하얀 독백으로 백혈구만 춤추는가

도시 속 화분을 딛고 선 베란다의 파수꾼

 

 


 

 

신순애 시인 / 남해(南海)

 

 

파아란 붓꽃 물빛

수평선도 다가오고

 

해안선 굽이굽이

동양화의 연속이네

 

지는 해 꽃구름 피워

바다마저 타고 있네

 

어촌에 널려 있는

은비늘도 반짝이고

 

은하수 스쳐가는

보름달은 더욱 밝네

 

수은등 켜 놓은 듯이

바다마저 하늘이네

 

 


 

 

신순애 시인 / 찻사발

 

 

흙 한 줌 곱게 빚어

정성으로 발원하네

유약의 신비함이

천 삼백도 고열 속에

피워낸 신비의 꽃사발

분청사기 정감이여.

 

아련한 빛살 위에

꽃 잎 한장 띄운 찻잔

마주한 정인 함께

한 모금 삼킨 여유

전신을 휘감은 사연

흙 아니면 어쨌을까

 

도공의 땀 방울이

방울방울 맺혔어라

크낙한 다기 안에

백련 송이 다시 피고

우전차 앙증스런 잔 속

산 하나가 잠겼어라.

 

 


 

신순애 시인

아호: 蘭亭. 군산 출생. 군산여상졸업. 방송통신대. 홍대미술교육원 유화 수료. 전 한군상업은행 군산지점 근무.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여류시조문학회 부회장. 한국아동문학회 운영위원. 한국불교문학 편집위원장. 한맥문학회. 전쟁문학회. 동백문학회 이사. 시조집 <노을에 타던 강> <향촌의 목가> 동요집 <조롱박> 통일문학상. 한국문예협회 문학상. 함맥문학상. 한국불교문학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