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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전 시인 / 매운탕을 먹다가
메기매운탕 살점 뭉텅 뜯어내 입에 넣고 급히 삼키려다가 억센 가시 하나 덜컥 목에 꽂혔다 달래듯 삼키는 한 숟가락 밥알에도 연거푸 들이키는 냉수에도 빳빳하게 버티는 그는 내 들숨날숨마저 거머쥐어 버렸다 얼큰한 국물 휘저으며 숟가락 들락거릴 때마다 무슨 큰일 났는 양 매운탕 냄비 속이 술렁이고 있다 누군가를 노리며 납작 드러누운 메기, 그 작은 가시 하나로 165센티미터 월척을 건져 올렸다 부어 오르는 목 앙칼지게 물고 늘어지며 훤히 드러난 제 뼈마디, 마디 같은 내 죄 모두 고백하라 하네 아, 기억하지 못하는 언젠가 한 그루 꽃나무였던 너를 우연히 내가 꽃망울째 꺾었던 적 있던가 풀지 못한 인연으로 이 순간 꼼짝없이 만나게 되었나 날카롭게 목안으로 파고드는 고통이 눈물로 실토하라 하네 어린 잠자리 날개 같은 비늘 한 잎 마음에 품은 죄
윤미전 시인 / 수선화
연초록 알 속에 엎드린 조그만 그녀, 언제 부화할까 가늠하고 있을 때 그 속내 궁금해진 햇빛이 콕콕 쪼아대자 엉겁결에 노랑나비 날개같은 꽃잎 활짝 펼쳤다 순간, 느긋하게 꽃봉오리 품고 있던 허공이 놀라 주춤 물러선다
아득한 줄기 위로 꽃 한 송이 살림 내어놓고 가 볼 수 없는 뿌리는 마음이 안 놓였는지 곧은 잎들 자꾸 밀어올린다 여백 지우며 모여든 그들은 그녀 한 생의 싱그러운 배경이 된다
여린 꽃잎에 내려앉은 하늘이 너무 무거웠던가 팽팽한 고요 튕겨내며 휘청, 무너져 내린다 교만인 듯 기품인 듯 꼿꼿히 설 줄밖에 모르던 작은 그녀, 마지막 기울어지는 자태마저도 꼿꼿하다 새봄 오면 버려진 듯 흙 속을 꿈틀대는 저 뿌리 박차고 굳센 그녀 다시 일어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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