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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규리 시인 / 트랙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3. 6.

최규리 시인 / 트랙

 

 

무참히 쓸고 갔지, 바람은 일정하게 등을 떠밀며, 팔꿈치가 뭉개고 있어, 볼트를 조일수가 없어,

집요하게 따라오는 사슬과, K,

 

언제부터 있었니, 검은 연기로 휩싸인 레일위에 멈췄지, 박차고 가슴을 쓸어, 벙커 안에 있는 나에게 손을 뻗지,

 

열한 번째 말발굽이 달려가고, 로그인은 깃발을 흔들지, 처음은 없고, 한쪽 눈이 흘러내려,

 

이유만 나부끼는 코너를 돌지, 그의 뺨을 후려쳤어, 깡통들이 굴러와 저녁을 긁어대지,

 

언제부터 달렸니, 동전을 하늘 높이 던져, 앞뒤의 경계가 흘러내려, 메스껍고 흥분되는, 페달을 밟지,

 

 


 

 

최규리 시인 / 컨테이너

 

 

 컨테이너가 쌓이지 문이 열려지고 문은 없지  모서리들은 나열되고 모서리들은 없어졌지 주소가 쌓이고 길은 없지 크레인에 걸려 우리들은 끌려가고 큐브 속으로 들어가지 당신에게 보낼 물건이 없어요  나는 매일 밤 주소 위에 상자를 만들지 당신에게  보낼 주소를 찾고있어요  모서리가 닳도록 주소를 찾지 소매 끝이 닳도록 당신을 찾지  컨테이너가 모서리를 맞추고  주소는 다시 사라지지  내가 만든 상자에는 당신이 없지  나를 결박하고 출항하는  배는 돌아오지 않지 정박할 줄 모르는 바다가 채워졌지.

 

 


 

최규리 시인

서울 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2016년 《시와 세계》로 등단. 시집으로 『질문은 나를 위반한다』가 있음. 현재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동서문학회 회원, 시와세계 시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