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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남주 시인 / 자유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3. 11.

김남주 시인 / 자유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

땀 흘려 함께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김남주 시인 / 죽창 대신 촛불

- 하야 외치는 국민들의 혁명적 연대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인 발등에서 갈라진 녹두꽃이 되자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하네 새가

아랫녁 웃녁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하네 불이

타는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하네

되자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한번 이고을은 반란이 되자하네

청송 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하네 죽창이

 

 


 

김남주(金南柱 1946∼1994) 시인

1946년 전라남도 해남 출생.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974년 <창작과 비평> 여름호를 통해 문단 활동 시작.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15년 형 선고를 받고 9년째 복역 중 1988년 12월 가석방으로 출옥. 1991년 신동엽(申東曄) 창작기금을 수상. 주요 저서로는 시집으로 ≪진론가 鎭魂歌≫·≪나의 칼 나의 피≫·≪조국은 하나다≫, 시선집 ≪사랑의 무기≫·≪솔직히 말하자≫·≪마침내 오고야 말 우리들의 세상≫·≪학살≫·≪사상의 거처≫·≪이 좋은 세상에≫가 있으며, 산문집 ≪시와 혁명≫, 등. 1994년 2월 13일 췌장암으로 별세(향년 47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