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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임애월 시인 / 운주사(雲住寺) 외 3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4. 16.

임애월 시인 / 운주사(雲住寺)

 

 

구름이 사는곳

 

부처도 잠이 든 곳

 

이곳에선 그리움도

 

길이 되어 흐른다.

 

 


 

 

임애월 시인 / 백두산 가는길

 

 

하얀 자작나무 숲길이다.

눈길이다.

 

바람의 길이다.

 

꿈길이다

 

 


 

 

임애월 시인 / 석천리 2

 

 

스무 살 된 내 딸아이의

자랑거리는

 

별빛 무장 피어나는

석천리 밤하늘이다.

 

들판 가득 고여 있는

바람의 그림자이다.

 

밤새도록 여름을 노래하는

무논의 개구리 소리이다.

 

*석천리 :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석천리

 

 


 

 

임애월 시인 / 낙화

 

 

꽃이 진다.

네가 떠난

빈자리에

고여드는

바람의 허무

화석으로 굳어가는

환하던 기억의 빛 너머로

그대 없는 하루가

또 지고 있다.

 

 


 

임애월 시인

제주특별자치도 애월읍 출생. 아주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수료. 1998년 《한국시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정박 혹은 출항』, 『어떤 혹성을 위하여』, 『사막의 달』 등이 있음. 경기PEN문학 대상, 경기시인상, 수원시인상 등 수상. 전영택문학상. 현재 『한국시학』 편집주간,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경기문학인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