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경 시인 / 천문산을 오르며
보면 볼수록 신비한 세계 오르면 오를수록 오묘한 세계 운무 운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기세 당당한 봉우리들 거대한 산수화를 연출하는데 약초 케는 할아버지 아기 안은 어머니 장군바위 세 자매바위 기기묘묘한 모습들 여기가 무릉도원일까? 천국일까? 그 신비와 황홀경에 와! 사방에서 탄성이 터진다 어느 시인인들 어느 화가인들 그런 풍경 다 표현하지 못하리
케이블카로 40분 올라가며 내려다보니 골짜기를 메운 울창한 원시림 공중화원(논과 밭 실개천 야생화 군락지) 가히 세계 자연유산이라 할 만하다
케이블카로 내려 미니버스로 중간 정류장에 도착했다 천문산은 까마득히 높기만 한데 이곳에서 999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니 감히 용기가 나지 않네 뚫린 바위 사이로 비행기가 지나갔다니 여기서 포기할 순 없지
그이의 손잡고 지팡이 의지하며 한발 한발 조심조심 올라가다가 쉼터에서 기쁜 숨 몰아쉬며 주위를 돌아보니 모두다 절경일세
'주님 힘주시옵소서! 주를 앙모하는 자 올라가 올라가 독수리같이......... 모세는 80세에 시내산을 올랐는데 나는 그보다 젊지 않은가 주님 십자가 지고 골고다 올라가실 때 얼마나 힘드셨을까! 장애인도 에베레스트슨을 오르는데 이만한 고행도 감당 못한다면 장차 하늘나라는 어찌 갈꼬?'
속으로 기도하며 올라가는데 옆에서 응원하는 소리 "존경스럽습니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됩니다" 용기를 얻어 한 발짝 한 발짝 올라가니 할렐루야! 드디어 정상에 올라섰네 하늘문에 다다른 이 기쁨!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감 내 평생의 신기록이다 "주님 감사합니다" 반대쪽 숲속을 내려다보니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 그 비경이 얼마나 환상적일까
뱀같이 휘어진 99구비 비탈길을 휘돌아 내려오며 오직 인력으로 천문산 관광지를 개발하였다 하니 중국인의 노역 지혜 상혼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나라 금강산이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라면 중국 장가계는 웅장하고 광활한 대지의 기상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십자가는 보이지 않고 예불 소리만 들려오네 바로 이곳이 우리의 선교지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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