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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용 시인 / 滴ㅡ대추씨에 관한 小考 2
“포에지 푸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놓고 나니 내 몸에도 푸르게 가시가 돋는 느낌이다 어떤 손길도 거부하듯 전신에서 날카롭게 빛나는 가시- 외모가 음악이라면 난 음치-라는, 어떤 개그맨의 유쾌한 유머처럼 그러나 곱씹을수록 쓸쓸해지는, 그 농담처럼 시를 쓸수록 더 가난해지는 전업의, 환금 가치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 시대의 시인의 생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 껴질 때 자신의 의식을 좀 더 아래로 내려놓는 것 마치 싱크 홀이듯 좀 더 아래로 내려놓아, 죽은 듯이 깊은 잠에 빠져 있으면서도 눈을 뜨는 것 눈을 떠, 마지막 남은 정강이뼈 하나로 파르라니 일어나는 것 일어나, 덜그럭 이면서도 걸어가는 것-. 그것이 음치의 빛나는 노래라서 목쉰 불협화음의 화음 같은 노래라서-, 포에지 푸어라는 개그맨의 우스운 농담 같은 단어를 만들어 놓고 나니 전신에, 그렇게 푸르게 가시가 돋는 느낌이다 어떤 손길도 거부하면서 어떤 손길도 뿌리치지 못하는 痴人처럼-, 그 痴人 같은 성대 결절의 생활을 붙들고-, 그래, 외모가 음악이라면 난 음치-라는, 그 재치 있는 유머처럼 누가 면허를 내준 것이 아니므로 폐업을 선언할 명분도 없는, “시인 폐업”을 중얼거리면서-
계간 『포엠포엠』 2016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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