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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정수 시인 / 폭탄주 제조법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5. 8.

박정수 시인 / 폭탄주 제조법

 

 

울화통과 화약통은

이음동의어 관계다

 

언제 터질지 모를 불씨를 가지고 있어

 

폭탄주 제조 비법에

감초처럼 쓰인다

 

낙관과 비관,

절망과 희망 사이 떠도는 삶

 

전쟁 같은 세상, 폭탄주 무기 될 수 있을까

 

빈 잔에 휘발성 울분과

염초를 섞어 넣었다

 

-《좋은시조》, 2021년 봄호.

 

 


 

 

박정수 시인 / 첫키스

 

 

그녀의 몸속으로 긴 파장을 보냈다

민감한 촉수로 융기된 섬모를 지나

은밀한 연결 부위에 수신기를 부착했다

수시로 설왕설래 메시지 교신 속에

때로는 통과의례 아픔을 경험하며

무감한 리모컨으로 간극을 채워갔다.

처음으로 수신된 사랑은 달콤했고

심멎주의* 센스가 과부하로 흘렀으며

귀밑샘 돌아 나오는 기지국 불빛 훤했다

 

*심장이 멈출 듯 흥분된 마음을 뜻하는 신조어.

 

<좋은시조> 2021. 봄호

 

 


 

박정수 시인

1965년 경북 칠곡에서 출생. 2008년 《시작》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봄의 절반』(천년의시작, 2010)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