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김정강 시인 / 아침은 언제나 외 2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5. 10.

김정강 시인 / 아침은 언제나

 

 

아침은

언제나 처음 모습이다

 

칠흑의 터널

갓 벗어난 숨 가쁜 안개

 

둥지 밖을 날으는

하이얀 옷, 새 한 마리

 

그러나

이제는 화석으로

돌아앉은 우리들 어제적

 

참사랑의 눈물 한 방울로

돌잠에서 깨어나

봇물을 트게 하고

봉홧불 댕겨야 할

 

새로운 날 고운 자락

 

 


 

 

김정강 시인 / 분꽃

 

 

약간은 촌스러운 화장기

분이네 앞마당에 초롱을 켜 두듯

낮은 산 언저리에

앞치마 두르고

님을 기다리듯

 

빨강의 보조개로

노랑의 저고리로

분홍의 옷고름으로

때로는 창백한 소년의 얼굴로

그렇게 다가오는

여름의 향기

 

까아만 속앓이를

토해내면

상아빛 사리가 숨어있구나!

 

 


 

 

김정강 시인 / 옛날 아이들

 

 

엄마는 어른 상에

하얀 쌀밥 소복이 담아 드리고

광에 둔 계란 쪄내고

 

엄마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단지 속에 꼭꼭 숨겨둔 곶감 내드리고

말똥한 아이들 상 앞에 얼씬 못하게 하고

 

착한 아이들 다락방에서

남겨놓을 음식 생각에 군침 삼키다

어느새 소르르 잠이 든다네

 

 


 

김정강(金靜江) 시인

1944년 대구 출생. 2010년 「문학예술」로 등단. 시집 「내가 알고 있는 사랑은」. 수필집 「사람들 사이에 부처가 있다」, 「부부 그 영원한 수수께끼」. 「은빛 날개」, 대구여성문학회 회장 역임, 대구수필가협회, 영호남수필회, 국제펜클럽 회원. 대구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