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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자 시인 / 꽃을 스치고 죽음을 스치고
꽃은 죽음을 모른다네
꽃들이 그렇듯 피면 죽음조차 빛난다
깊은 밤 이 밤을 다 마시고도 괘종시계는 그 자리에 서있었지 창문을 열면 거기도 꽃과 죽음이 가득해
이 거리에서 죽음을 스친 꽃들은 모두 내가 가질게
꽃은 죽음을 모른다네
지구 모퉁이마다 죽은 자들 누군지 알 수 없고 몰려다니며 피는 더 아름다운 저 꽃들
꽃은 오늘 피려는 것인가 떨어져 죽음에 스치려는 것인가
바이러스로 희망을 뒤엎는 엔딩 요즘 목숨이 꽃잎처럼 자주 떨어지는데 누가 꽃을 스치는 이 죽음을 해명해주나
죽어본 적도 없는데 머나먼 지구 어느 나라의 언어로 죽어가는 그 나라의 꽃들과 그 나라 사람들 얼굴과 떠오르는 마지막을 나는 알 수 없다네
반년간 『서정과 현실』 2021년 하반기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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