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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 /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가에서는 그저 물을 볼 일이요 가만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은 때로 나를 따라와 머물다가 멀리 간다.
강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그 강에 가고 싶다.
김용택 시인 / 콩, 너는 죽었다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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