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정 시인 / 시인과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내가 그의 소설 네 줄을 읽는 동안 40명의 사람과 7억 마리의 개미가 지구 위에 태어나고 있다고 했다
얘야, 왜 시인이 되었냐고 자주 물었지 천사이면서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서이지 말씀을 전하면서도 자기를 높이고 싶어서이지
얘야, 네 책상 앞에 있는 '개미를 보고 배우라'는 그 말씀은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앵무새소리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길잡이인 등대가 되어 보라는 것이다
이 순간 죽어가는 5억 마리의 개미를 보고 죽어가는 30명의 사람을 생각해 보란 것이야 얘야, 개미를 관찰하다 보면 보인다 불쌍하고 소중한 우리 영혼이
오현정 시인 / 바이칼 호수
네 속이 훤히 보여 담그다 놀란 발을 뺀다 시린 가슴을 자꾸 쓸어내리다
신비한 청람빛 깊이깊이 들어가고 싶은 내 마음에 눈물이 솟는다
생명도 두려움 없이 내 가진 것 다 주랴 달려 온
너의 눈 속에 나를 보니 태초의 인류문명 그 젖줄에 닿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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