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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두녀 시인 / 가벼운 빗방울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1.

김두녀 시인 / 가벼운 빗방울

 

 

가슴 두근거리진 않아도

밤 뒤척이다가 마른 땅에 떨어지는

가벼운 빗방울이고 싶은

 

시린 손 잡아줄 때마다

더 큰 따스함 온몸 전해지는

그런 약손이고 싶은

 

폐부 깊숙히 들이킨 숨

뱉지 않아도 독이 되지 않는 충만함으로

붉은 노을 속 빨려들고 싶은

 

불꽃 같은 사랑도

결국 밤마다 딴 이불로 잠자리를 청하는

이별 연습을 뒤풀이한다

 

사랑은 회오리바람

우주 안 생성과 소멸의 연결고리였다가

붙잡히지 않는 바람, 바람

그래서 난 아직도 사랑앓이를 하나 보다

 

 


 

 

김두녀 시인 / 휴식

 

 

창공을 가르던

 

제 몸 빨갛게 달군

늦가을 잠자리 한마리

 

알알이 여문 연밥 위에 앉았다

미동도 없이

 

오랜 친구인 듯

서로 말이 없다

 

 


 

김두녀(金斗女) 시인

전북 부안 출신. (서양화가). 전주교육대학교 회화과 졸업, 미술특기 교사 재직, 1994년 <해평시>에 '바가가 불렀다' 외 9편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한국작가회의 고양지부장 역임, 상황문학 직전회장, 한국시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서울시인상, 경기도문학상 본상 수상, 시집 <여자가 씨를 뿌린다> <삐비꽃이 비상한다> <꽃에게 묻다> <빛의 정에 맞다> 외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