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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정공량 시인 / 청소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2.

정공량 시인 / 청소

 

 

휴지는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지만

흩어진 우리 마음 주워서 어디에 버리나

거꾸로 누워 있는 세상 그 누가 청소하나

 

비 오다 그치고 나면 환한 세상 이룬다지만

가득 채운 쓰레기통도 비우면 그만이지만

마음에 담은 쓰레기는 누가 알고 청소할까

 

-2010 『시조 21 하반기 호』, <목원예원 에서>

 

 


 

 

정공량 시인 / 너를 사랑한다 말하고 싶을 때

 

 

너를 사랑한다 말하고 싶을 때

하늘은 몹시도 푸르러 내 마음처럼 출렁거렸습니다

너를 사랑한다 말하고 싶을 때

노을은 노을대로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진실로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말하고 싶을 때

바람 흐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흐르는 시간만 바람 속에 지워졌습니다

어느 먼 내일, 또 그 후에라도

너를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말을 하고 싶을 때

그때 내 가슴만 타 들어가 촛불이 되면

너의 가슴 한 켠에 작은 불빛이 될지

 

 


 

정공량 시인

1955년 전북 완주에서 출생. 명지대학교 문창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198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우리들의 강』, 『마음의 정거장』, 『기억속의 투망질』, 『누군가 희망을 저 별빛에』, 『아름다운 별을 가슴에 품고 사는 법』과 시조시집 『절망의 면적』, 『내 마음의 공중누각』, 『꿈의 공터』, 『기억 속의 투망질』, 『마음의 양지』, 『나는 저물지 않는 내 마음의 동쪽에 산다』, 시조선집 『꿈의 순례』,  문학평론집 『환상과 환멸의 간극』, 『깊이와 넓이의 시학』, 『시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있음. 계간 문예종합지 『시선』 발행인 및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