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만 시인 / 실어증
알 수 없는 영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스멀스멀 스미는 안개 빗소리처럼 발자국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림자
누군가의 입술을 통과한 단어들이 귀에 쌓이기도 전에 스러진다 아,
내 숨결이 그대의 심장에 닿을 날 언제인가
빛이 소멸된 자리에 채워진 어둠 무참히 흐르는 시가 속에서 배도 고프지 않고 물기 바싹 마르는 혀
손끝 따라 떴던 해가 발밑으로 저문다
내가 날 위한 기도에도 지칠 때 대답 없는 질문들이 턱, 목을 막는다
(『사이펀』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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