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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정미소 시인 / 이사의 달인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11.

정미소 시인 / 이사의 달인

 

 

하느님은 이사철도 아닌데 짐을 꾸리라 한다.

너구리 근성이

금싸라기 땅 지구에 붙박이로 눌러앉을까 봐.

 

어느 해 봄은 오동나무 관값을 올리고

어느 가을은 달동네에 화장터를 들였다.

 

윤달맞이 안동포 황금수의도

개똥밭 떠나면 그뿐,

등 떠밀려 사는 목숨 세간도 없어요

 

층간소음 부르고 장맛비에 침수가 대박입니다.

하느님,

달인이 되었으니 복 한 채 지어주세요.

 

≪시와사람≫ 2020 여름호

 

 


 

 

정미소 시인 / 산속의 무덤집

 

 

문을 열면, 도랑물 소리가 두고 온 아들의 연예인 이야기 소리로 들리고

늦은 밤엔, 남편의 여자가 찾아와 아이 낳겠다 소란 피우지 않아 좋다고 한다.

 

너는 나 몰래 자궁에 딴 주머니를 찼었구나.

집 자랑을 꼭꼭 눌러 바람개비를 접는다.

 

산속 무덤집이 바람개비 꽃궁전이 되었다.

나비가 와서 놀자 하면 동침하고 놀아, 뒤통수 맞고 울지 말고,

 

너 한잔 나 한잔, 주고받는 참이슬 모노드라마속에 산새가 효과음을 넣는다.

신명난 집 자랑이 흐린 낮술을 기막히게 채우고 비워낸다.

 

<문학저널> 2021. 여름호

 

 


 

정미소 시인

강원도 동해 출생. 숭의여전 응용미술과 졸업. 추계예대 영상문예대학원 졸업. 『아동문학세상』 동화 등단. 2011년 <문학과창작> 신인상 등단. 시집 <구상나무 광배>. 막비시동인. 캔캔키즈스쿨 어린이집 원장. 2011 문학과창작 신인상. 2017년 제7회 리토피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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