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옥 시인 / 돌팔매
능수버들 가지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던 달 소금쟁이 뒷발질에 채여 허우적거리던 중 물수제비뜨며 날아온 돌에 맞아 산산이 부서져버리고 말았다
한경옥 시인 / 오늘
너와 내게는 꽃도 열매도 아닌,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툇마루에서 시시덕거리는 봄 햇살 같은
-말에도 꽃이 핀다면(현대시학)
한경옥 시인 / 첫사랑
입김 솔솔 불어 새순 틔워주고 손 마주 잡아 이끌어주고 눈 마주쳐 얼굴 붉히게 하던 바람. 돌연 홀로 남아 바들바들 떨고 있는 마지막 이파리를 세차게 흔들어 차라리 떨궈놓고 돌아선다
한경옥 시인 / 친구
조심히 다뤘다고 해도 알게 모르게 긁히고 부딪쳤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저 혼자 아문 흉터들이 있을 것이다
손에 익어 자주 사용하는 냄비 찔끔찔끔 국물이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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