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바름 시인 / 산에서 보았다
봄에는 꽃이 보였고
여름엔 숲이 보였다
나뭇가지 사이로 가을이 흔들리더니
겨울에야 비로소 산이 보였다
산길을 걷고 있는 내가 보였다
정바름 시인 / 살은 척
꿈속에서 죽은 친구를 만났다 그간 죽은 척했노라고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노라고 했다 꿈을 깨고서도 한참을 정말 그런 줄 알았다
난감한 일을 만나면 나도 그렇게 슬쩍 세상을 비켜갔다 안 그런 척 또는 그런 척 아무도 모를 거라 자위하며 철저히 주변을 속여왔다 나조차 내게 속곤 했다
심지어 나는 오랜 세월을 살은 척하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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