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이민숙 시인 / 카르페 디엠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30.

이민숙 시인 / 카르페 디엠

 

한 번도 내일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결코 그대는 어제라고

뒤돌아 보지 않았다

한 줄기 새파란 천둥번개

거친 바위를 퉁탕거리는

계곡물이었다

지금도 온몸이 뜨거운 능소화로

피어나는 정오

물속에 한목숨 풀어헤쳐버리는

물푸레나무

날마다 펄떡꺼리는 상어 한 마리,

수평선에 젖 물리는 물고래

푸른 영혼이었다

 

 


 

이민숙 시인 / 하화도行 8 -동지 팥죽

 

 

동백꽃 향기 한 알

하늬바람 파르르 두 알

극락에서 보내온 할머니 웃음 세 알

우체통에 꽂힌 그대의 키스 일곱 알

저 너머너머 고비 초원의

말발굽 소리 열세 알

 

 


 

이민숙 시인

전라남도 순천 출생. 1998년 《사람의 깊이》 창간호에 〈가족〉외 5편의 시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나비 그리는 여자』 『동그라미, 기어이 동그랗다』 『지금 이 순간』등이 있음. 여수 샘뿔인문학연구소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