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목 시인 / 오만원
오랜만에 서울 올라와 만난 친구가 이거 한번 읽어보라며 옆구리에 푹 찔러준 책. 헤어져 내려가는 고속버스 밤차 안에서 앞뒤로 뒤적뒤적 넘겨 보다 발견한, 책갈피에 끼워져 있는 구깃한 편지봉투 하나. 그 속에 빳빳한 만 원짜리 신권 다섯 장.
문디 자슥, 지도 어렵다 안 했나!
차창 밖 어둠을 말아대며 버스는 성을 내듯 사납게 내달리고, 얼비치는 뿌우연 독서등 아래 책장 글씨들 그렁그렁 눈망울에 맺히고.
윤중목 시인 / 사람
사람들,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하루의 수고가 가파를수록 눈길 부디 나직한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문득 해 떨어져 골목골목 담벼락 외등 켜질 때면 그네들 얼굴도 하나둘씩 켜진다 밥 냄새 모락모락 새어 나오는 그네들 말소리 귀를 두드린다
사람들 그리움이 갈근갈근 마른 목젖에 걸리운 저녁이면 천상 나도 사람인가 보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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