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선 시인 / 가족
싸우지 말아라 남편은 우리에게 타이러고 나가지만 나가서는 그는 싸우고 있다.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지만 그가 현관문을 들어설 때 우리들은 안다. 그의 옷을 털면 열 두번더 더 넘어졌을 바람이 뚝 뚝 눈물처럼 떨어진다. 싸우지 말아라 아침이면 남편은 안스럽게 우리를 떠나지만 그는 모른다. 아이들의 가볍고 보드라운 입김이 따라가는것을 그가 싸울 때 그러지 마세요 그러지 마세요 떨고 있는 것을~
김유선 시인 / 유년의 모래밭
유년의 모래밭 위에 낯선 새 한 마리 문득 날아와 옛날처럼 꿈을 쪼아먹고 있다
그 깊이따라 빛깔 달라지는 추억 한 움큼씩 파내면
묻혀진 시간들 우 수 수 살아나와 살갗을 간지럽힌다 이제는 아픔조차 그리움이여
얼굴 붉히던 바람 찾아서 파고 또 파들어가면 어느 길목에선가 함초롬 들꽃자리 거기 아직껏 젖어있는 모래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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