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디 시인 / 노트북*
첫눈처럼 와 잠시 머문 눈꽃처럼 너무 짧은 음악을 듣고
싱글 앨범 마지막 트랙을 지나는 꿈은 설정이다
빛보다 빠르게 어둠이 와 소울의 선율처럼 잔잔해진 숨결
풀어헤친 풋사랑을 이해한 고요 속 기억은 보랏빛 몽환에 빠진 포도처럼 클래식하다
미치는 게 쉬웠던 매력은 청춘의 기호
행간마다 과녁이었던 우리는 빛
탯줄을 감아 오른 가지마다 새는 먼나무 열매처럼 붉은 날을 산다던가
흐린 밤빛으로 와 서로 희게 변해가는 모습 지켜보는
달빛 통째로 훔친 고장 난 바다에서 무지개처럼 앨리가 돌아온 순간은 바람의 기적
조명을 끄고 트랙이 멈추는 순간 우리, 로 시작하는 요람 위
강물처럼 출렁거리는 것은 그림자의 눈물이었다
* 닉 카사베츠 감독의 미국 영화(라이언 고슬링, 레이첼 맥아담스 주연).
이우디 시인 / 우산의 감정
갑자기 한꺼번에 농담을 쏟아붓는 마른하늘 국지적 애정 공세에 밀쳐둔 그리움이 팝핑 캔디처럼 터지고 나는 당신의 구석을 펼쳤다 진심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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