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인 시인 / 과외 선생 -밥 시편1
내가 밥을 위해 사는가 밥이 나를 위해 있는가 일 끝난 늦은 시간 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생각한다
너 없이는 나 없고 나 없이는 너도 없는 이 질긴 업장감옥
성적이 잘 안 나왔다고 툴툴대던 진영, 윤재, 그 엄마의 얼굴이 바윗돌처럼 목구멍에 걸려 있다
내일 내 밥그릇은 무사할까?
이제인 시인 / 새에게 밥을 빌다 -밥 시편25 / 온몸이 수저가 되어
마른 풀씨 한 자락 앞에 두고 머리 조아리며 수십 번 땅에 절한다 다시 고개 들어 하늘 바라본 후 온몸이 수저가 되어 밥을 먹는다, 새는
밥상은 그렇게 받드는 것이라고 그래야 밥이, 밥이 되는 것이라고
아침 생선구이, 무국, 오징어무침 여러 찬 앞에 놓고도 젓가락질 머뭇거리는 나에게 한 말씀 하신다
너 아직 배가 부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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