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찬 시인 / 하얀 꽃 노란 꽃
꽃이 하얀 이유는 생각이 없기 때문일까
꽃이 노란 이유는 질투가 많아서 일까
꽃이 붉은 이유는 부끄럼을 많이 타서일까
꽃이 검은 이유는 비밀이 많아서 일까
그러나 초록의 꽃이 없는 이유는 그 모태가 초록이기 때문이다
총 천연색 꽃들도 본연을 잃지 않는데 사람의 색깔은 경계가 없다
제 자신을 희고 노랗다 아니하니 꽃보다 사람이 아쉬운 시간
오롯이 노랑이고 싶어라
권혁찬 시인 / 버들강아지
여기 인적 드문 갯가엔 자상하기 진배없는 짐승하나 살고 있다 부끄러워 갯가로 향한 부드러운 외투를 봄바람이 애써 벗겨내고 있다
봄 햇살 먹은 개울물의 콧노래가 수줍게 간질이던 오후에 잿빛 미소를 감추며 흔들리고 있는 숨소리 없이도 포근한 입김 귓가를 간질이며 속삭이고 있다 내 이름은 강아지 포근한 사랑의 전령사 버들강아지 이곳에 저 사람들 그곳의 어떤 이는 귀를 기울이고 있다
권혁찬 시인 / 우산
빗줄기 헤아리다 화석이 된 모진 뼛마디를 둥글게 동여 맨 대장군
권혁찬 시인 / 도란도란
너는 무슨 생각 중이니 노란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려 그럼 날개를 달아야지 아니 발가락부터 그려야 돼 아장아장 걸어 나가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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