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표균 시인 / 종착역엔 사랑이 살고 있다
삼백오십 여 임종을 지킨 호스피스 하얀 시트마다 애벌레의 꿈을 심는다 간 쓸개 모두 떼어준 유충들 꼭꼭 숨겨둔 사랑 ∞ 속에 담아 흰배추나방 되어 훨훨 나는 꿈을 꾼다
연인들 하나둘 떠나가고 어둠은 발자국 지우며 외로움 쓸어내지만 전나무 가지 끝에 매달려 바람의 심장 속을 맴돌던 밀어 한 마디 끝내 떠나지 못하고 저무는 플랫폼 벤치에 내려앉아 사랑을 쓴다
저만치서 멀뚱한 시그널 기차 떠난다고 파란불 다시 켜면 애벌레의 꿈도 깨어나 훨훨 날아오를 테지 종착역엔 사랑이 살고 있다
신표균 시인 / 일곱 번씩 일곱 번의 오늘
미운사랑나누면서여태살고있는 오늘
아직사랑할일만남아있어야하는 오늘오늘
신앙같은열여드레어스름새벽달 오늘오늘오늘
피라미드밝히고하얗게건너온듯 오늘오늘오늘오늘
일곱해씩일곱번째맞는생일날에 오늘오늘오늘오늘오늘
삼백예순닷새어느하루덤은없어오늘오늘오늘오늘오늘오늘
있기나한가한번도산적없는내일오늘오늘오늘오늘오늘오늘오늘
태어난 오늘이나 건너갈 오늘
살아온 오늘이나 살아낼 오늘
하루살이, 무드셀라 차별 없는 나날 오늘 을 산다는 건 내일의 그리움 만드는 일
오늘의 탑 쌓는 내일의 첫날
-시집 <일곱 번씩 일곱 번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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