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숙 시인 / 홍매화 피고
붉은 꽃잎 한 점 또 한 점 타오르다 너에게로 가는 길은 이 또한 내려놓는 일
어이 이만한 정절 있으랴 소스라이 흩어지는 향내의 걸음 뜨겁게 적시니 한 세상 머금다가 안으로 안으로 깊어지면 그만인 것을.
최정숙 시인 / 슬픈 옷자락 두 눈에 담다 -도마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며
눈이란 마음을 여는 문 나의 두 눈이 너를 본다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을 만난다 보이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기에 보이지 않는 그 안과 밖을 슬픔 고인 눈으로 나는 너를 본다
희어진 머리카락 늘었을 어머니 밤새 지은 마지막 옷자락을 이 몸에 걸치고 가오니 죽어 넋이라도 내 조국 우뚝서기를 이웃한 나라와 평화롭기를 천국에서도 빌고 빌리라
슬픔은 기쁨으로 가는 간이역 어머니의 눈물을 입고 나 혼이 되어 가오나 깊어지는 무한한 눈으로 내 조국 반도를 기리며 삶과 죽음 그 경계를 가벼이 넘으리다
이생의 마지막 인사여 어머니 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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