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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정숙 시인 / 홍매화 피고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3. 2. 25.

최정숙 시인 / 홍매화 피고

 

 

붉은 꽃잎

한 점

또 한 점 타오르다

너에게로 가는 길은

이 또한

내려놓는 일

 

어이 이만한

정절 있으랴

소스라이 흩어지는

향내의 걸음

뜨겁게 적시니

한 세상 머금다가

안으로

안으로 깊어지면

그만인 것을.

 

 


 

 

최정숙 시인 / 슬픈 옷자락 두 눈에 담다

-도마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며

 

 

눈이란

마음을 여는 문

나의 두 눈이 너를 본다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을 만난다

보이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기에

보이지 않는 그 안과 밖을

슬픔 고인 눈으로

나는 너를 본다

 

희어진 머리카락 늘었을 어머니

밤새 지은 마지막 옷자락을

이 몸에 걸치고 가오니

죽어 넋이라도

내 조국 우뚝서기를

이웃한 나라와 평화롭기를

천국에서도 빌고 빌리라

 

슬픔은 기쁨으로 가는 간이역

어머니의 눈물을 입고

나 혼이 되어 가오나

깊어지는 무한한 눈으로

내 조국 반도를 기리며

삶과 죽음

그 경계를

가벼이 넘으리다

 

이생의 마지막 인사여

어머니 평안하소서.

 

 


 

최정숙 시인

계간 <한국문학정신>으로 등단. 숙명여자대학교 실버산업학 석사. 한국문인협회, 현대시문학작가회, 서울시인협회, 짚신문학회 회원. 현재 법무법인 서울제일에서 재직. 강북구상공회 감사. 시집 『영혼, 그 아름다운 사랑』, 『아리랑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