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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미 시인 / 아이와 파도
아빠! 물이 왜 자꾸만 때굴때굴 굴러 와?
네 살배기 아이가 바닷가에서 한 줄 제 어록을 작은 혀로 굴리고 있을 때
아비는 세상이 왜 자꾸만 멀미가 나는지 얼결에 삼킨? 하나가 낚시 바늘처럼 목젖에 걸렸다
허청미 시인 / 꽃무늬파자마가 있는 환승역
이쁜 꽃무늬파자마 한 번 입어봐요
봐요! 수천 개 달이 떠 있는 배밭. 배꽃들이 자지러지잖아 요.그 위로 물고기가 휙휙 나르고 연인들이 칸디루*처럼 입을 맞추고 있잖아요 환상적이죠? 이렇게 한 백년 쯤 살아 보고 싶다구요? 그래요, 천 년이면 어때요 꽃무늬 잠옷을 입고, 행복한 미라처럼 살아봐요 그렇게 가로막지 말고 오른쪽으로 좀 비켜주실래요?
시곗줄에 눌린 맥박이 초침처럼 뛴다
-꽃무늬 파자마 한 벌에 5,000원-
지하철 4호선과 7호선 환승 梨水역 꽃무늬파자마들이 자지러진다
허청미 시인 / 벚꽃, 그 4월의 배반
안녕? 단문이구나, 아주 심플해 오늘 어둠을 빨아먹는 너의 음모陰謀를 보았지 내 안에 검은 햇덩이를 뜯어 먹는 저 환장한 식욕을 보았지 복마전 같던 얼음계절 칼바람 앞에 목을 내놓았던 우리는 일식日蝕에 들었었지 안녕, 너의 환한 묵언 사월의 배반 네 음모에 도모하는 나, 아직 소름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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