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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산 시인 / 이리도 좋은 아침에
이리도 좋은 아침에 당신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말은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이 있기에 늘 이렇게 오래 당신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간밤에 울던 풀벌레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나 눈 비비고 창 밖을 내다봅니다. 아침이 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서둘러 당신을 기다립니다. 그만큼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새벽이면 잠에서 깨어나 아침을 기다리는 까닭은 맑은 시냇물 소리처럼 싱그러운 당신 목소릴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리도 좋은 아침에 당신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강해산 시인 / 마음으로 나누는 사랑
말을 하면 안됩니다. 조용히 가슴속에서만 간직해요. 서로에게 지극한 그리움으로 푸른 하늘의 구름보다 하얀 마음으로 나누는 사랑을 해요.
말을 하면 안됩니다. 저 깊은 땅속에서 흐르는 시원하고 맑은 지하수처럼 그보다 더 아래, 더 태우지 못하고 끓어오르는 뜨거운 용암처럼 겉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가슴 깊숙한 사랑을 합시다.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마음으로 나누는 사랑을 해요.
쉿, 말을 하면 안됩니다.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꽃이여! 마음으로 나누는 사랑을 해요.
강해산 시인 / 왜 눈물이 아니 날까요? -이별의 순간을 맞이한 이를 위하여
바람 앞에 흔들리는 등불처럼 사랑이 위태롭게 꺼져만 가는데 왜 눈물이 아니 날까요? 너무 큰 슬픔이 가슴 가득히 밀려 오면 오히려 눈물이 나기는커녕 멍하니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신체 부위 어느 하나도 제어할 수 없을 맑지 못한 무아지경에 이릅니다. 나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그 참담한 사실도 잊은 채 그냥 넋이 나간 사람처럼 우두커니 먼 산 하늘만 바라봅니다. 이제 가면 다신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아련한 기억의 저편 언저리에 아프게 깊이 묻어 둘지도 모르는데 그대 앞에 한 방울의 눈물도 나지 않는 게 이상하리만큼 차분한 건 왜일까요? 바람이 점점 거세게 몰아칩니다. 남은 사랑의 불씨도 이내 꺼지겠지요. 갑자기 눈이 아려 아파 옵니다. 이별하는 순간이 다가오나 봅니다. 그런데도 왜 눈물이 아니 날까요? 아마, 그대 떠난 후에 비로소 가슴 부여잡고 울부짖고 통곡할지도 모르지요.
강해산 시인 / 질투
질투는 사랑과 증오의 복잡한 이중구조를 가졌다. 활화산처럼 만으로 만으로 깊이 타오르다 머느 순간에 터져 폭발한다.
자신만의 소중한 사랑을 이기적인 마음으로 욕심을 부리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참는 것이다.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활 붙은 불길 잡지 못하듯이 뜨겁게 달아오른 미 마음 차분하게 다스리지 못하고 미글거리는 증오심을 불 태운다.
나만을 생각하고 나만을 사랑하기를 바라면서 전부 아니면 아니되는 나만의 사람이길 바라는 활화산처럼 뜨겁게 그의 포로가 된다.
사랑과 증오의 갈림길에서......
강해산 시인 / 봄을 기다리며
문득 하늘을 본다. 한 조각 구름이 시린 하늘을 달리고 있다. 그 아래 바람은 잎지는 가지에 걸려 찢어지고 그로 인해 나뭇닢은 기나긴 겨울의 여정으로 봄을 향해 길을 떠난다.
겨울은 그렇다. 모든 걸 떨쳐내고 홀연히 서 있는 앙상한 머리를 가진 나무가 성급하게 봄을 기다리는 차가운 외로움이다.
겨울의 길목에서 벌써 부터 성급하게 비 내리는 봄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다.
강해산 시인 / 천사 마녀
마음이 좋을 때보다 오히려 마음이 좋지 않을 때 안으로 담아두지 말고 말끔하게 비워 내어야 한다. 깡그리 비워 내어버리려면 바다로 가라.
그곳은 아무나, 아무 때나 말없이 비워 버려 없앨 응어리져 돌이 된 마음을 시원하게 받아주고 어루만져 줄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듯 편안한 마음으로 넓어진 가슴에 되돌려 줄 것이다.
살다 힘이 들어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면 콜럼버스 눈보다 더 넓은 바다로 가라. 이왕이면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다로 가라.
강해산 시인 /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면 바다로 가라
마음의 상처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 안으로 그 상처를 더 키운다.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크게 키우고 있다.
참을 수 없는 것들을 억지로 다져 가슴 한구석에 눌러 버리지만 딱딱하게 굳어 버리는 빵처럼 그렇게 돌덩어리가 되어 결국 아픈 기억의 화석이 된다.
산다는 게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니다. 파도에 깎여지는 갯바위처럼 이리저리 패이고 생채기가 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 조각상보다 더 아름다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함께하는 반복되는 세월 속에 소중한 인연의 연속이다.
마음이 좋을 때보다 오히려 마음이 좋지 않을 때 안으로 담아두지 말고 말끔하게 비워 내어야 한다. 깡그리 비워 내어버리려면 바다로 가라.
그곳은 아무나, 아무 때나 말없이 비워 버려 없앨 응어리져 돌이 된 마음을 시원하게 받아주고 어루만져 줄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듯 편안한 마음으로 넓어진 가슴에 되돌려 줄 것이다.
살다 힘이 들어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면 콜럼버스 눈보다 더 넓은 바다로 가라. 이왕이면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다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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