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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철 시인 / 행복찍기
해가 지면 하루가 더 쌓이는 지난날 어느 날에는 모두 모두를 잃어버릴 것 같아도 꿈길로 기어이 찾아 와 맴돌기를 하고
달이 뜨면 한달이 시작되는 하루로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 많기도 하는대 모두 모두가 앞길로만 내 달려가누나
잊고 싶은 날들이 많을 듯이 머물고 싶은 날 또한 많은데
한창 시절 불러내듯 카메라가 불을 밝히어 손가락 꼭꼭 눌러 담은 행복이란 이름으로 남의 기쁨 나의 기쁨이듯 켜켜이 입힌 사진 모든 이들에게 드리리라 행복이란 이름으로 ,
신민철 시인 / 고향은
아침이 나래를 펴기도 전에 총총히 수를 놓는 발자국들
누군가가 어제의 모습을 재현한다 해도 만남과 이별만이 연출되는 거리
구름이 유리창 층층이 매달려 한나절을 쉬었다 가도 고향은 머물지 않고
밤마다 흘러내리는 별빛마저 가로등이 지워 버려 꿈속 깊은 곳에서 머무는 고향
가끔은 티브이 부품들의 호흡 따라 그리고 지우기도 하는 고향.
신민철 시인 / 영지(影池)의 밤
오랜 날을 두고 채워진 물 구름과 별빛을 함께한다 해도
그날의 불꽃은 촉수에 시들어 가고 산 그림자만이 한바퀴 돌고 간다
은은한 그날의 종소리 아사녀의 목멘 소리가 세월 속에 묻혀 가지만
수면 위에 파장으로 다가오는 것이 그 시절의 얘기라면 다시 볼 수 있을까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약속할 수 있는 우리들에게도.
*影池(그림자못); 불국사 탑이 물위에 비추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못
신민철 시인 / 관악산에서
다투어 높아 보려는 산 늦게 시작한 산이 저만큼 안으로 굽어있다
하루를 놀다가는 햇살이 바람마저 데리고 가고 고요와 어둠이 자리를 펴는데 달과 별이 얼굴을 내민다
하늘가에 산꼭대기가 곡선을 그리고 물소리를 따라 자리를 펴는데 달과 별이 얼굴을 내민다
하늘가에 산꼭대기가 그림자를 데려오고 물소리 따라 산세도 목청 높이건만 산은 밤을 베고 아침을 꿈꾸다
신민철 시인 / 이웃
항상 이마를 마주 하면서도 담벼락처럼 쌓여지기만 하는 침묵
가끔은 기웃거려 보아도 낙엽조차 볼 수 없는 이웃
흐르는 물속에서 이웃을 구하고 죽어간 사람 다른 마을의 일이라고만 할 수가 없어
나르는 전파 그림으로 이야기를 펼처지기라도 하듯
밤안개처럼 희미해진 거리는 내일을 위한 침묵
신민철 시인 / 철없이
(1)
시도 때도 없이 나풀거리는 눈발 서산을 넘지 못하고
밑도 끝도 없이 움트는 그리움은 가지 끝 봉우리 되었네
겨우내 웅크린 마음 그대를 향함인가 따스한 봄바람 따라서 눈 고개를 넘네
(2)
강도 산도 아닌 끝이 없는 들녘 그대를 잊지 못하고
가도 오도 않는 메아리 되어 하늘 끝 구름만 흐르네
겨우내 웅크린 마음 그대를 향함인가 철없이 산골짝에 눈 녹인 눈물 흐르네.
신민철 시인 / 이별아 장난이어라
(1)
남아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외로움에 불씨이였나 남아있는 미소 때문에 그리움의 불꽃이 되었나요 이별 뒤에 미움을 비워 미련으로 채우려 했는데 이별 뒤에 숨어있는 괴로움 때문에 가슴 태우네 아- 그대여 사랑해요 이별아 이별아 장난이어라
(2)
방긋거리는 야생화도 지고 있어 쓸쓸함이었나 남아있는 흔적 때문에 서러움의 키만 키워셨나요 이별 뒤에 서러움 씻고 좋은 기억 채우려 했는데 이별 뒤에 못 떠나는 그림자 때문에 마음 아프네 아- 그대여 사랑해요 이별아 이별아 장난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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