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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변창렬 시인 / 노숙자 외 6편

by 파스칼바이런 2026. 1. 20.
변창렬 시인 / 노숙자

변창렬 시인 / 노숙자

 

 

새는

그림자도 없는 하늘에

날고 있다

 

빌어 먹기는 싫고

애걸할데도 없는 허공에

맥 잃은 날개만 힘 겹다

 

둥지를 지어도

허름한 지프라기로 만든다

그 속에

빈 털만 남길 뿐

아무것도 모아두지 않는다

 

바람 한 모금을

이빨 사이에 물고

꽁지에 힘 추스릴 적에

부리는 입맛 다시지 않는다

 

구름 한 조각이

그림자로 다가 오면

너무 낯설어

한 바퀴 빙 둘러보고는

울음소리도 남기지 않고

텅 빈 둥지로 돌아 온다

 

둥지에는

그림자라곤 없다

바람구멍만 숭숭하다

 

새는 낮잠을 자고 싶어한다

배불리는 꿈만은 꾸지않겠다고

부리를 날개죽지속에 묻는다

 

 


 

 

변창렬 시인 / 무지개

 

 

구겨진 것을 펴 놓고

다시

휘어 놓은 너

 

휘어 질 때

생긴 주름살을

일곱색으로 갈아 엎으니

더 밝다지

 

땀에 절은 아버지 등허리

휘어진 색깔은

무슨 색일까

 

쟁기 잡던 그 손등에

너의 색깔이 옮았어도

흙탕물이 더 짙어

고동색은 지울수 없다지

 

지나간 소나기

지게에 짊어 지고

너 있는 쪽으로 가신 아버지

그 속에 웅덩이 하나

주름으로 페여 있다고

그리로 찾아가셨다지

 

 


 

 

변창렬 시인 / 구멍은 점이 아니다

 

 

새들은 눈부시여

하늘에서는

눈을 감고 난다고 한다

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

구름이 들어 갈가봐

눈을 감는지 누구도 모른다

 

새는 날면서

길을 만드는게 아니라

하늘에 터널을 만드는 것이다

그 터널에서

혼자만이 지나가면

없어지고 마는 터널이라

왜서인지 그림자도 없었다

 

넓은 하늘에는 티도 없는데

새는 점이 되여

작은 구멍으로 뚫려 있는지

스스로가 알수 없었지

 

땅우에 사는 우리의 눈으로

하늘에서 나는 새가

점 하나로 보일 뿐

구멍으로 보일수 없다만

구름의 눈에는

하늘의 구멍은 새 뿐인가 할거다

 

 


 

 

변창렬 시인 / 보름달

 

 

하늘에는 감옥이 없다

달은 홀로 다니면서 감옥속에 산다

멀리도 아니고

가까이도 아닌 그 거리

둥글게 살고싶어 맴돌고 있다

 

찌그러져도 울지않고

차츰씩 키워가는 알찬 건강비법

바이러스와 가까이에 사는 비밀이 있다

 

달은 나에게 묻고 있다

-마스크 있어

 

바이러스를 헤치지 말고

에도는 친구로 포곤한 감옥을 만들며

빛으로 다독이는 이웃으로

마스크 쓰지 않아도 가까운 친구로 둥글자

 

 


 

 

변창렬 시인 / 나도 홀로서기로 허리 세운다

 

 

구름이 떠난 그 자리에

그늘 하나 만들어 놓고

터를 잡은 민들레꽃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수백번 재여 봤어도

한 뼘 키로 어쩔수 없었다지

 

짧은 공간에

시든 떡잎으로

말라들기 지겨운 애석함을

홀씨로 가리우고 말았지

 

땡볕이 열두 자 길어도

반에 반자만 받아 먹고

나머지 자투리 빛을

땅바닥에 윽박지른 너

 

남의 것도 내 것이라고

허리에 감고 싶어

짧아도 길게 뻗치려는

꽃송이 하나로

나만의 하늘 만들어

홀로서기 허리 세우며

멀리 살피는 내 얼굴이여

 

나는

내 하늘아래 살고 싶은 걸

버젓이 보여주고 저

죽 편 허리가 불끈하다

 

 


 

 

변창렬 시인 / 허수아비

 

 

누더기 한 폭에

노을 반 자락 숨기고

지는 해를 짊어 졌으니

어찌

뒷 짐 질 수 있을까

 

서너 알 새똥으로 배부른

저녁상

 

시 한 수 놓친다

 

 


 

 

변창렬 시인 / 시 속에 가시는

 

 

살속에

가시가 찔리면 아프다

 

살이 가시때문에

아픈게 아니고

살이 있는 내가 아팠지

 

가시는 찌르며

살을 헤치지 않았으나

내가 아파서 야단을 하니

가시는 나쁜놈되지

 

혹시 살이없고

뼈만 있다면

가시가 찔러 낼같이

또 뼈도 버리고

가시만 챙기고 살면

내가 아플가

 

시도 가시에 찔려 살면

누가 더 아플가

 

 


 

변창렬 시인

1958년 길림성 서란시 출생. 필명 변계수(卞季秀). 1979년「도라지」잡지로 등단. 길림신문, 도라지, 연변문학, 한국「심상」으로 작품 활동. 2013년 동포문학상 수상. 한민족작가회 상임시인. 재한동포문학회 시분과위원장. 현대시인협회원. 재한동포문인협회원. 중국연변작가협회원. 글동네2002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