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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리 시인 / 한낮의 카페
카스텔라는 소리없이 먹을 수 있어 흘리지 않고 나를 보낼 수 있어 먹다가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사라질 수 있어
책을 두고 안경을 두고 네시를 두고
누가 옮겨놓은 게 아니라면 약한 부스러기처럼 의자에 미열은 조금 남을 거야
내가 사랑한 구석 그리고 창
이렇게 곧 아플까? 우리는
울까? 나를 붙잡던 사람은
이규리 시인 / 호퍼 씨의 밤
늦은 밤 주유소에서 셀프 주유를 할 때
이곳 참 드라이해요
선택하여 주십시오
주유구 속으로 딱딱한 팔을 구겨 넣을 때
오해도 아니고 이해도 아닌 스토리가 꿀렁꿀렁 흘러 들어가는 걸 봐요
당신 정말 멀리 있군요
주유하던 손이 손을 놓치고 외로운 시대야 종일 기계들만 마주하고 있어
어떤 한기가 아라비아의 수로를 따라 습격해 오기도 하는데
진심은 얼마나 채우겠습니까 또 비우겠습니까
누군가 잘못했다고 추궁해 온다면 잘못되고 말 것 같아
공손하게 셀프는 셀프가 아니야 옵서버야
밤의 주유소는 그림자가 길어지면서 행선지는 멀어만 가네
다시 사랑이 오면 망치지 않을 텐데 무조건 잘 해줄 텐데
꿈이라도 긍정적으로 꾸도록 할까요 돌아오지 않으면 그게 용서니까요
주유구 안으로 밤이 검은 밤이 드라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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