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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해 시인 / 만행萬行
사람이라는 독소조항을 지우지 못하고 그 국경 넘을 수 있을까
수미단까지 극악한 오르막
미물과 사람 차이를 생각하다 골반에 앉아 누차 따져 보았다,눈 밑이 늪이라는 조언들로 하여 떠난 건 아니지만
지불할 게 마땅찮다
천근만근 몸을 돌아나가는 길을 해독하지 못하고 목덜미에 잠깐 쉰다
죽어라 걸어도 벗어날 수 없는 가죽 속의 벌레 한 마리 이리저리 치고 가는 바람의 손
정하해 시인 / 어떤 저녁의 풍경
저녁 술잔에 입술이 묻는다 다들 사람냄새가 난다
입을 묶은 남녀가 스마트폰을 들고, 맞은편 빌딩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골동품 같은 말을 버린 지 오래인 듯 웃는 것마저 터치로 한다
맹독이다 버려진 말의 무덤 저녁 나뭇잎이 터치를 하는 소리 바람 탓만은 아닐 것이다
무덤 짓지 않으려고 우리는 포장마차에서 소리를 방출한다
너에게 가려고 손가락을 버렸다
-시집 <젖은 잎들을 내다버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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