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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청 시인 / 갈라파고스
남미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1000km 쯤 가면 열아홉 개 섬들과 암초들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가 있다고 한다. 500만 년 전 쯤 바다 속에서 용암으로 솟아올랐다 한다. 어쩌다 파도에 밀려 흘러 든 바다거북이나 이구아나 바람에 밀려 길 잃은 미조迷鳥들이 발붙이고 살 뿐, 사람들 드나들지 않고, 외래 식물도 오가지 않아 터 잡은 것들끼리만 오순도순 모여 살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는 없는 것이 된 이곳에서 육지이구아나와 바다이구아나, 육지거북과 바다큰코뿔새와 갈라파고스 펭귄같은 목숨들이 목숨들끼리만 살면서 긴 시간이 흘렀으리. 사람들아, 당신들은 세사에 매어 까마득 잊고 살지만 그대들 기억 속의 갈라파고스는 안녕하시다. 망망대해 파도에, 해무海霧에 씻기면서 1000km 쯤 떨어진 바다 한 가운데 당신들이 까아맣게 잊고 사는 갈라파고스, 그대들이 잃어버린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은 늘, 안녕, 안녕하시다.
*.갈라파고스: 에콰도르에서 바다로 1,000km 쯤 떨어져 있는 섬들과 암초지대. 인간을 포함한 외래종 동식물의 발길이 닿지 않아 희귀, 고유 동식물 등 잔존생물들이 남아 있음.
이건청 시인 /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파란시스*
이제 나 돌아가고 싶네 300만년 쯤 저쪽 두 손 이마에 대고 올려다보면 이마와 주둥이가 튀어나온, 엉거주춤 두 발로 서기 시작한, 130cm쯤 키의 유인원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파란시스 고인류학자들이 최초의 homo속屬*으로 분류한 그들 속에 돌아가 서고 싶네 학력, 경력 다 버리고 그들 따라 엉거주춤 서서 첫 세상, 산 너머를 다시 바라보고 싶네. 안 보이던 세상 산등성이로 새로 뜨는 첫 무지개를 보고 싶네 실라캔스* 몇 마리 데불고 까마득, 유인원 세상으로 나, 가고 싶네 그리운,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파란시스
* 초기 영장류 중의 하나. 한 개체의 화석에서 골편 40% 정도가 수습되어 발굴 영장류의 대표성이 있음 * homo屬. 현생인류와 그 직계 조상을 포함하는 분류 속. * 3억 6천만 년에서 6천 5백만 년의 지층에서 화석으로 발견되는 육지척추동물의 조상 물고기. 1938년 이후 살아 있는 실물이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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