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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시인 / 걸레질
교실 바닥에서 걸레끼리 부딪친다 교사도 걸레질 교탁과 칠판의 50%가 학생의 몫인 것처럼 걸레의 50%도 교사의 몫 교실 바닥에 눌어붙은 껌도, 침도, 녹아 끈적한 사탕도 우리 모두의 것 교실 바닥에는 우울, 졸음, 짜증, 자학, 무기력, 얼룩도 널려있다 자폐와 분노조절장애의 욕설과 핏물도 묻어 있다 종이비행기가 된 교과서도 있다 코피를 닦아낸 빨간 휴지도 있다 교실의 쓰레기통에는 두통약, 복통약, 독감약, 알레르기 비염약, 결막염약, 신경안정제가 뱀 허물처럼 널려 있다 걸레도 교육이다 닦는 것도 교육이다
- 시집 『천방지축 똥꼬발랄』 (달아실, 2020.01)
장인수 시인 / 교실 옆에 폭탄이 떨어져도
일어나기 무섭게 학교 가기 무섭게 밥 먹기 무섭게 학원 가기 무섭게 수업 끝나기 무섭게 방학하기 무섭게 '무섭게'가 와락 달려들었다. '죽도록'이 또 와락 달려들었다. 죽도록 공부하고 죽도록 운동하고 노래방 가서도 목 터져라 죽도록 노래 부르고 놀 때도 죽도록 놀아야 한단다. 정말 죽도록 살아야 하나? "제자들아, 교실 옆에 폭탄이 떨어져도 집중력을 발휘해서 수학 문제를 마저 풀어야 한다. 그게 멋진 학생의 자세가 아니겠니?" 선생님들은 그렇게 말씀하신다. 엄마와 아빠도 너희들을 위해서 죽도록 일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정말 죽도록 무섭게 살면 더 가치 있고, 행복할 수 있을까?
- 시집 『교실-소리 질러』 (문학세계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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