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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산 시인 / 원색의 잠
마른 풀잎이 몰려온다 잠 속으로 죽은 말 하나가 뛰어든다.
세멘 마당에 엎질러진 물끼, 혹은 어둠 속에 하얗게 박혀버린 자갈돌. 하얗게 죽어버린 사내들이 마른 육체를 불사른다.
몰켜오는 풀잎 마다엔 꺼지지 않은 램프, 심지를 밟으며 달려나가는 수천 두의 말굽,
동해남부선 어디 적재(積載)의 화차가 하나 어둠 속, 오래오래 이마를 부딪는다.
윤석산 시인 / 나는 지금 운전 중
차창 밖 진눈깨비 질척질척 내리고 있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나의 운전 마음이 쓰인다
훈훈한 히터, 차 안은 아내 노곤해지고 백미러로 보이는 뒷좌석 아내와 딸아이 머릴 맞대고 잠들어 있다
곤곤히 내리는 세상의 진눈개비 백미러 안 머릴 맞댄 아내와 딸아이 달려가는 달디단 꿈
그 길, 그 한 모퉁이
조심조심, 나는 지금 운전 중이다.
-시집 <나는 지금 운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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