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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시인 / 구석에게
구석을 혈육 보듯이 본다 구석을 보면 너 밥은 먹었니? 하고 묻고 싶어진다 구석에는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빛나는 것을 구석에 배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찬밥 한 덩이로 웅크린 구석들 눈물을 닦고 코를 푼 휴지를 너에게 주마 씩씩하게 밖을 향해 나가는 내 발걸음 소리를 또한 너에게 남기마 내가 구석이 되어 다시 돌아왔을 때 그 발걸음과 쓸쓸을 내가 기억하게 해다오
김대호 시인 / 개를 몰고 산책하다
개를 데리고 산책 나간다 어제도 개를 몰고 산책했다 나는 누굴 닮았고 날 닮은 누군가는 지금 어디 살고 있을까 그는 왜 날 닮았을까 산책은 길어지고 난 집으로 가는 지점을 돌았다 내가 책으로 읽었던 문장들은 판타지가 되었다 난 이제 무엇을 읽으며 살아야 하나 사소한 불편을 참지 못해 이 시대는 황홀한 소멸의 길을 걷는다 나는 걷는다 수술 후 증세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매일 산책하는 나는 우익과 좌익을 우회전 좌회전하면서 걷는다 개를 몰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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