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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 시인 / 미로
창원 토월공원의 밤 미로를 산책하다 가시인지 손톱 밑을 파고 들었다 휴대폰 불빛에 기대어 빼낸다고는 해보았지만 개운치 않았다 아침에 손톱을 살펴보았다 손톱에도 5mm정도 까만 미로가 생겼다 미로는 불안하다 짐승소리 우우 들리고 도깨비불 일렁거리던 유년의 밤처럼 손톱이 자라고 있다 매일 0.1mm 가량 그래서 미로도 불안하다
이상옥 시인 / 당신에 관한 명상
야성이 강한 진돗개를 분양 받았습니다 원더풀의 원더, 특별한 이름을 지었습니다. 들길, 산길 원더랑 산책하고 싶어서요 사 개월 정도 된 녀석이라 곧바로 할 수 있는 것 같았는데요 목을 매면 주저앉아 꼼짝하지 않아요 줄을 당기면 질질 끌려옵니다 드러누워 댑니다 맛있는 걸 주고 몸을 쓰다듬어 주고 목욕시키고, 마음을 주고 또 주고 벌 써 단풍이 집니다
하늘이시여, 벌써 쉰일곱 해 가을입니다.
-시집 <하늘 저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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