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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안영 시인 / 벌교 참꼬막
땅과 바다 그 중심 밖 끝자락을 구르며 짠 뻘만 뒤집어 쓴 골이 깊은 얼굴들 시커먼 생욕을 씻어내며 이승을 씻어내며
저녁이 달을 굴려 아침에 당도하듯 서로 엉켜 구르면서 바닥에서 씻길수록 흰 이를 환히 드러내며 고향바다가 보인다
가장 높은 등고선 혹한을 넘어서야 뻘의 설움, 뻘의 오기, 그 오달진 맛이 난다 사람의 애간장이 녹아 잘 달여진 피 맛 같은
선안영 시인 / 며칠만 말미를 주세요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완행분인 정거장
초록빛 버스에서 물엿 녹듯 하차하는
노인의 시골 초침에는 고요에도 싹이 나죠
묻어놓은 도토리를 찾고 있는 다람쥐
기억을 못하는 건 쉬 시들은 꽃들 때문
그날의 흰 구름 아래에 묻어놓았기 때문이죠
새집 짓던 거미는 거문고 줄만 매달고
퇴고를 거듭할수록 허물 벗는 내 문장들
한 잎씩 연두를 물어와 적벽을 가리는 중
-《율격》 2021. 제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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