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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삼환 시인 / 막간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6. 3. 1.
김삼환 시인 / 막간

김삼환 시인 / 막간

 

 

닳아진 슈즈 끝에 묻어 있는 지난 흔적

몇 번 쯤은 반전이 있을 법한 긴 여정에

팽팽한 긴장을 모아 물 한 잔을 드는 시간

 

어떤 이는 발레리나 무릎처럼 통통 튀고

다른 이는 독백하듯 묵직한 저음 깔아

무대에 흘린 땀방울 마음으로 닦는 시간

 

비어 있는 옆자리의 사람을 기다리다

조명등의 불빛들이 천천히 꺼져갈 때

긴 여행 떠난 당신이 묵음으로 오는 시간

 

-시집 <그대의 낯선 언어를 물고 오는 비둘기 떼>

 

 


 

 

김삼환 시인 / 석류를 먹으려다

 

 

석류를 먹으려다 살펴보는 한 시절

점자를 더듬는 듯 사연들이 빼곡하네

물들어 추억이 되는 보랏빛 글자들아!

 

방마다 가득 꽂힌 책 속의 씨앗들이

사계절 날씨이듯 차곡차곡 들어있네

매 순간 잊을 수 없는 연분홍 연서들아!

 

-시집 <그대의 낯선 언어를 물고 오는 비둘기 떼>

 

 


 

김삼환(金三煥) 시인

1958년 전남 강진 출생. 1992년 《한국시조》 신인상 수상 및 1994년 《현대시학》 추천으로 작품활동 시작. 제15회 한국시조작품상 및 제3회 바움문학상 수상. 시집 『적막을 줍는 새』 『풍경인의 무늬여행』 『비등점』 『뿌리는 아직도 흙에 닿지 못하여』 『왜가리 필법』 『묵언의 힘』 『따뜻한 손』 등, 현재 〈역류〉 동인으로 활동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