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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배 시인 / 부겐베리아
뻑뻑한 꽃의 눈길이 아프게 내 눈을 찔러온다
인도네시아 암바라와 멀쩡하던 정오의 하늘을 빗줄기가 긁고 갈 때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조선 위안부 소녀
쪼그려 앉아 발을 씻다가 훌쩍훌쩍 울고 있다
박윤배 시인 / 아름다운 거짓말
너의 연못엔 금붕어가 살지 않아 그냥 색칠한 붕어만 헤엄칠 뿐이지 배가 부르면 죽는 거야 배가 너무 고파도 죽는 거야
아 살살 좋아 미치겠어, 더 세게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그러니까 연못은 본래 없었던 거고 금붕어도 없었던 것인데 고양이가 잡아 먹었다고 말하는 것이지 알밴 금붕어가 배 터져 죽고 수놈들만 살아 헤엄치는 연못은 쓸쓸함의 바닥 더럽고 치사한 꼴을 보기 싫으면 떠나거나 연못을 메워야 하지 너는 나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나는 눈곱만큼도 그리워하지 않을 거니까
안녕 잘 가, 라는 인사는 되도록 해맑게 웃으며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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