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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례 & 미사783

[문화사에 따른 전례] 4세기에 달라진 주교들과 사제들의 품위 표지들 [문화사에 따른 전례] 4세기에 달라진 주교들과 사제들의 품위 표지들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 “수도복이 수도승을 만들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듯이 예식을 거룩하게 하는 것은 어떤 옷을 입는다고 되는 일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의복은 복잡한 비언어적 표지들의 집합체로서 일반적인 사회적 관점과 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종교 예식을 위한 복장은 결정적이고 특별한 중요성을 지니며 서서히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 민족마다 지역마다 형태는 다르지만 거룩한 옷은 항상 공통된 요소가 있다. 주례자나 참석자는 종교 의복을 통해 신과 친밀한 관계를 쉽게 맺게 된다. 황제가 앞장서서 주교의 품위를 인정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반포한 ‘밀라노 칙령’으로 그리스도교는 자유화되었을 뿐 아니라 많은 혜.. 2020. 11. 10.
[전례 탐구 생활] (28) 복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전례 탐구 생활] (28) 복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성경 전체가 영감받은 책이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성서 가운데, 또 신약성서 중에서도 복음서가 가장 뛰어나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복음서는 우리의 구원자, 사람이 되신 말씀의 삶과 가르침에 관한 으뜸가는 증언이기 때문이다”(계시헌장 18항). 미사 전례는 복음의 이 탁월함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전례가 복음 봉독에 얼마나 특별한 영예를 드리는지 주목해 봅시다. 이 특별한 독서를 위해 사제, 부제, 신자들이 다른 성경 독서에는 하지 않는 행위들을 합니다. • 일어서기 : 먼저 신자들은 복음 봉독으로 선포될 주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일어섭니다. 일어선 자세는 에즈라가 .. 2020. 10. 27.
[전례 탐구 생활] (27) 화답송 : 말씀의 메아리 [전례 탐구 생활] (27) 화답송 : 말씀의 메아리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제1독서에서 선포된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다음, 우리는 빈약한 인간의 말 대신에 하느님의 영감을 받은 시편에서 가져온 감사와 찬양의 말로 응답합니다. 가급적 노래로 하기를 권하는 시편 낭송은 독서 말씀을 묵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도의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바오로 사도가 신자들에게 시편을 노래하라고 직접 권고했을 만큼(콜로 3,16), 시편 기도는 구약의 백성에게서 물려받아 교회의 전례 안에서 새롭게 꽃핀 소중하고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교회 전례 안에서 시편은 늦어도 3세기부터는 선창자가 노래하고 회중이 응답하는 방식으로 낭송했는데, 회중은 시편의 첫 소절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래 잘하는 가수가 완창하.. 2020. 10. 21.
[전례 탐구 생활] (26) 첫째 독서 [전례 탐구 생활] (26) 첫째 독서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미사의 첫째 독서는 보통 구약성경에 담긴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부활 시기에는 옛 관습을 따라 사도행전에서 가져온 말씀을 읽습니다. 구약성경은 하느님 계시의 충만한 완성인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던 시대의 이야기지만, 교회는 이를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참된 교육”으로 경건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구약성경 안에 예수님에 관한 정확한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구원의 신비가 거기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감추어져’ 있을 뿐이라고 지혜롭게 알아본 것입니다. 사실 구약성경에 나온 이스라엘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예수님과 신약성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신약성경은 위대한 책의 마지막 장 혹은 걸작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과 .. 2020. 10. 13.
[전례 탐구 생활] (25) 전례주년에 따른 성경 독서 [전례 탐구 생활] (25) 전례주년에 따른 성경 독서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오늘날 주일 전례에서 읽는 성경 본문들은 성경의 여러 곳(구약, 시편, 신약, 복음)에서 발췌하여 3년 주기로 배정한 체계를 따릅니다. 가톨릭 신자들은 주일 미사에 빠지지 않고 가기만 하면 구약과 신약이 연결된 ‘성경 그랜드 투어’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2년 주기 독서 체계를 따르는 평일 미사까지 포함하면 보다 폭넓은 성경 본문을 전례 안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전례 안에 성경 독서 주기를 마련한다는 생각은 옛 유대교 전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1세기 회당 전례에서는 정기적으로 율법서와 예언서를 읽었습니다. 3세기 초 랍비들의 기록에도 회당 전례에서 율법서와 예언서를 정기적으로 읽는 패턴이 발견됩니다. 전.. 2020. 10. 8.
[전례 탐구 생활] (24)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사람이 듣는다 [전례 탐구 생활] (24)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사람이 듣는다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지난주에 이야기한 두 개의 식탁 가운데 첫 번째 식탁(말씀 전례)의 ‘메인 요리’는 기록된 하느님 말씀입니다. 성경 독서는 단지 인생 교훈이나 영적 생활을 위한 묵상 자료 제공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성경은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하느님께서 하시는 말씀 자체입니다. 그러므로 말씀 전례에서 우리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건네시는 하느님 말씀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것은 성경이 인간적 영역을 배제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성경은 역사의 특정 순간에 특정한 인간 공동체들을 향하여 인간의 손으로 기록된 말씀입니다. 성경의 각 권은 인간 저자의 문체, 특성, 신학적 관점, 사목적 관심 등을 담고 있습니다.. 2020. 10. 5.
[문화사에 따른 전례] 로마 교회의 발전(313-750년) : 시대 상황 [문화사에 따른 전례] 로마 교회의 발전(313-750년) : 시대 상황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 4세기는 그리스도교에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진 시기이다. 유다이즘 배경에서 출발하여 70년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로 말미암아 유다교와는 독립적인 신학을 발전시켰으나, 로마제국의 박해 때문에 공식적으로 신앙을 드러내지 못하고 조용히 선교를 해 왔던 그리스도교는 4세기 초에 큰 전환을 맞이한다. 콘스탄티누스와 리키니우스가 반포한 ‘밀라노 관용령’(313년)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교는 다른 종교와 완전히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그리스도인은 신앙을 공식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으며 그에 합당한 공간과 시간을 정하여 전례를 거행할 수 있게 되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그리스도교 후원은 발전에 기본이 되었다 콘스탄티.. 2020. 10. 4.
[전례 탐구 생활] (23) 두 개의 식탁 [전례 탐구 생활] (23) 두 개의 식탁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우리가 사는 집은 여러 공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중에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장소가 둘인데, 하나는 이야기를 나누거나 TV를 보는 거실(마루)이고, 또 하나는 음식을 준비하고 밥을 나누어 먹는 부엌(주방)입니다. 옛날에는 부엌에서 상을 차려 마루나 방에서 밥을 먹었지만, 요즘에는 부엌에 식탁까지 갖추어 놓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 두 공간에는 가족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탁자나 상이 있습니다. 그 둘레에 앉아 밥을 먹거나 TV를 보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 가족 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납니다. 어머니가 딸에게 귀를 기울이고, 동생이 형에게 말을 걸고, 아버지가 할아버지에게 안부를 묻고, 할머니가 어린 손주의 코를 닦아줍.. 2020. 9. 29.
[전례 탐구 생활] (22) 본기도 [전례 탐구 생활] (22) 본기도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대영광송을 노래한 뒤에 사제는 “기도합시다.”(Oremus) 하고 말하며 잠시 교우들을 침묵으로 초대합니다. 이 말은 아주 오래된 표현으로, 그리스도교 이전 유대교 기도문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초대의 말을 하는 것은 지금까지 아무런 기도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뒤에 따라 나오는 중요한 기도가 있음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기도합시다.” 다음에 잠깐 침묵하며 기도하는 시간은 2차 바티칸 공의회 미사 경본에 새로 도입된 요소입니다. 이때 교우들은 미사에 오면서 각자 마음속에 간직한 기도를 바치면서, 이날 드리는 전례 거행을 자신의 것으로 삼습니다. 우리 각자는 전례의 참관자가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전례 거행의 주체입니다. .. 2020. 9. 15.
[문화사에 따른 전례] 초기 교회(100-313년)의 입문성사 [문화사에 따른 전례] 초기 교회(100-313년)의 입문성사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 이 시기에는 성사의 틀이 잡히지 않았고 지역마다 다른 형태로 입문성사(세례, 견진, 성체)를 거행했다. 사도들의 설교 전체를 보면, 그들의 목표는 믿음과 세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사도 2,14-36; 8,12-36; 10,34-43; 18,5; 19,4-5 참조), 사도들은 가르칠 때 분명히 세례에 대해 다루었으며, 복음사가들과 마찬가지로, 세례자 요한의 세례와 구별하였다(마태 3,11; 마르 1,8; 루카 3,16; 요한 1.33; 사도 19,1-5 참조). 요한의 세례는 회개의 세례였지만, 그 세례를 받으신 그리스도께서는 그것을 새 생명을 주는 정화의 의식으로 바꾸셨다(요한 3,5-6 참조). 그리스도의 세례를 이.. 2020. 9. 9.
[전례 탐구 생활] (21) 자비송에서 대영광송으로 [전례 탐구 생활] (21) 자비송에서 대영광송으로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대영광송을 부르는 날 시작 예식은 기쁨과 축제의 색깔이 더 질어집니다. 그래서 절제와 기다림의 시기인 대림과 사순 시기에는 대영광송을 부르지 않고, 간혹 위령의 날이 주일과 겹쳤을 때도 생략합니다. 주로 전례력상 대축일과 축일에 부르는 찬미가이지만 서품, 혼인, 견진 예식 같이 성대하게 지내는 특별한 전례 거행 때도 부를 수 있습니다. 기쁨의 핵심은 예기치 못한 선물처럼 다가온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스스로 찾아 얻는 쾌락이 오히려 삶의 진정한 기쁨을 반감시켜 버린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대영광송이 표현하는 기쁨도 우리의 청원을 하느님께서 들어주셨다는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 2020. 8. 26.
[전례 탐구 생활] (19) 대영광송 ? 말씀의 모자이크 ① [전례 탐구 생활] (19) 대영광송 – 말씀의 모자이크 ①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사제나 선창자가 대영광송을 시작하면 이제 전례의 분위기는 참회와 청원에서 기쁨 가득한 찬양으로 바뀝니다. 대영광송의 첫 소절은 베들레헴 들판에 울려 퍼진 천사의 노래에서 왔습니다. 천사는 목동들에게 그리스도의 탄생이라는 기쁜 소식을 이렇게 알렸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모든 미사에서 말씀이 사람이 되신 강생의 신비가 또다시 펼쳐지므로, 미사를 시작하면서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은 잘 맞아떨어지는 일입니다. 2천 년 전 아기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서 세상에 드러났기에, 모든 미사 때마다 제대 위에.. 2020.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