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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례 & 미사783

[전례 탐구 생활] (51) 평화 예식 [전례 탐구 생활] (51) 평화 예식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예수님께서는 수난당하시기 전날 최후의 만찬 때 끝에 제자들에게 평화를 약속하셨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요한 14,27), 그리고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그 약속을 지키십니다. 유다인들이 두려워 함께 모여 있던 제자들에게 주님께서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23 참조)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그리스도의 평화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이 세상에 가져다주신 구원의 열매입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당신 교회에 주시는 선물로, 교회는 이를 증언하기 위하여 날마다 모여 성찬례를 거행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주님의 기도와 그 .. 2021. 6. 14.
[전례 탐구 생활] (50)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전례 탐구 생활] (50)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주님의 기도는 마태 6,9-13과 루카 11,2-4에 나오는데, 실제로 예식을 거행하거나 개인이 기도를 바칠 때는 마태오 복음에 실린 기도문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가톨릭 『성경』 마태 6,13에는 다음과 같은 주석이 달려있습니다. “후대의 많은 수사본에는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이라는 말이 덧붙어 있다.” 처음 기록되고 전승된 마태오 복음에는 없던 일종의 ‘영광송’이 후대에 기록된 다수의 마태오 복음 수사본에 들어 있다는 말입니다. 성경뿐 아니라 『디다케』 같은 초기 그리스도교 문헌에서도 발견되는 본문입니다. 아마 공동체 전례 중에 주님의 기도를 마친 뒤 덧붙이.. 2021. 6. 9.
[전례 탐구 생활] (49) 주님의 기도 후속 기도 [전례 탐구 생활] (49) 주님의 기도 후속 기도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모든 신자는 사제와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이어서 사제 홀로 팔을 벌린 채 후속 기도를 바칩니다.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시며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 후속 기도는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마지막 청원(“악에서 구하소서”)을 이어받아 그 내용을 더 확장합니다. 우리의 한평생을 평화롭게 해 달라는 청원은 마음의 온갖 불안과 정신의 질환으로 고생하며 사는 우리가 온 힘을 기울여 찾고자 하는 단 하나의 소원일 때가 많습니다. 이 기도에서 하느님께 바라는 평화(샬롬)는 가리가리.. 2021. 6. 5.
[전례 탐구 생활] (47) 영성체 준비 : 주님의 기도 ① [전례 탐구 생활] (47) 영성체 준비 : 주님의 기도 ①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주님의 기도’로 영성체 예식을 시작합니다. 교리서에 나온 것처럼 감사 기도와 영성체 사이에 바치는 “주님의 기도는, 한편으로는 성령 청원 기도에 담겨 있는 청원과 전구를 요약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영성체로 미리 맛보게 될 천국 잔칫집의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770항). 먼저 사제는 우리가 하느님께 말을 건다는 것이 하나의 특권이라는 사실을 이런 말로 알립니다. “하느님의 자녀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이 초대에 교우들은 한 목소리로 주님의 기도를 시작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주님의 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게 한다는.. 2021. 5. 20.
[문화사에 따른 전례] 매일 미사와 전례 용기의 변화(4-8세기) [문화사에 따른 전례] 매일 미사와 전례 용기의 변화(4-8세기)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 매일 미사가 언제, 어떤 이유로 생겨났으며, 미사에서 사용하는 빵과 포도주 그리고 용기들은 어떠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7세기부터 일반화된 매일 미사와 부속 제대 그리스도교는 본디 성찬례를 주일에만, 그것도 하루에 한 번만 거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토요일도 전례일이 되었다. 북아프리카의 치프리아노(200?-258년)는 성찬례가 날마다 거행되었다는 증기를 제시한다. 1세기 뒤의 인물인 히포의 아우구스티노(354-430년)도 성찬례가 날마다 거행된 것에 대해 알기는 했지만 그것이 일반적이지는 않았다. 다니엘 콜람의 ‘400년 무렵 라틴 교회에서의 미사 횟수’(“The Frequency of the Mas.. 2021. 5. 19.
[문화사에 따른 전례] 각종 전례서의 출현(4-8세기) [문화사에 따른 전례] 각종 전례서의 출현(4-8세기)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대 이후에 그리스도교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4세기가 시작될 무렵 5천만 또는 6천만 명이 살았던 로마제국에서 최소 10%가 그리스도인이었다고 계산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면서 그 전에 가정 중심의 교회에서는 불필요했던 계획과 조직을 요구하게 되었다. 나아가 수많은 교리 논쟁이 생기고 신학적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공적 전례는 새로운 수준의 정확성을 요구했다. 3세기까지의 즉흥성의 시대는 지나가고 어느 정도 형태를 이룬 전례 텍스트의 시대가 왔다. 여기서는 4~8세기에 형성된 전례서들의 유형을 알아본다. 안티포나리움과 성가집 로마에서 미사 고유문을 위한 성가 텍스트 또는 입당, 독서 사이, 봉헌 행렬, 그리.. 2021. 5. 18.
[전례 탐구 생활] (46) 영성체 준비 [전례 탐구 생활] (46) 영성체 준비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영성체 예식은 성찬 전례의 흐름에서 필연적으로 따라 나옵니다. 공동체가 한 장소에 모인 다음, 성경 봉독 때에 하느님의 계획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봉헌의 형태로 응답이 이루어집니다. 감사를 표현하는 가운데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하고 우리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한마음 한 몸을 이룹니다. 이제 영성체를 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로마 전례에서는 성체를 받아 모시기에 앞서 주님의 기도, 평화 예식, 빵을 쪼개는 예식과 성체와 성혈의 혼합 예식으로 영성체를 준비합니다. - 먼저 주님의 기도를 함께 바치며 성찬의 빵이기도 한 일용할 양식을 청하고 “거룩한 예물을 참으로 거룩한 사람들이 받을 수 있도록 정화”를 간청합니.. 2021. 5. 12.
[전례 탐구 생활] (45) 마침 영광송과 “아멘” [전례 탐구 생활] (45) 마침 영광송과 “아멘”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감사 기도를 다 바친 사제가 성체가 든 성반과 성혈이 담긴 성작을 들고 감사 기도를 끝마치는 영광송을 바치면 신자들은 “아멘.”으로 응답합니다. 아멘은 앞에서 말한 내용이 옳음을 인정하는 히브리 말로, 전례에서 주로 쓰였습니다. 예를 들어, 레위인들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영원에서 영원까지.” 하고 말하자 온 백성은 “아멘!”으로 하느님 찬양에 참여하였습니다(1역대 16,36). 에즈라가 예식 중에 율법서를 읽고 나서 주님을 찬미하는 말로 끝마치자 온 백성은 손을 쳐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였습니다(느헤 8,6). 성 바오로도 이 단어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였고(로마 1,25; 갈라 1.. 2021. 5. 7.
[전례 탐구 생활] (44) 감사 기도의 나머지 부분 : 봉헌과 전구 [전례 탐구 생활] (44) 감사 기도의 나머지 부분 : 봉헌과 전구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신 봉헌에 우리도 참여하는 것은 미사 안에서 누리게 되는 특권적 기회입니다.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세례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희생 제사로 이끄셨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세례받은 이는 날마다 자신을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는 제사의 주례 사제입니다(로마 12,1 참조). 그러나 ‘신앙의 신비여’ 다음에 바치는 기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미사에서는 그리스도의 제사와 신자들의 생활이 찬미의 제사로 하나가 됩니다. “주님, 몸소 교회에 마련하여 주신 이 제물을 굽어보시고 같은 빵과 같은 잔을 나누어 받으려는 저희가 모두 성.. 2021. 5. 1.
[전례 주년과 성모 공경]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전례 주년과 성모 공경]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의 유래와 의미 조영대 프란치스코 신부(광주대교구 대치성당 주임) 교회 전례력으로 성탄 팔일 축제 마지막 날이요 새해 첫날인 1월1일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다. 1월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게 된 때는 1970년부터이다. 에페소 공의회(431년)가 성모 마리아께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했고, 동방교회에서는 이 축일을 예수 성탄 축일 다음날인 12월26일에 지내 왔으며, 로마 교회는 7세기부터 1월1일을 성모 마리아 축일로 지내 왔다. 지역마다 다른 날짜에 이 기념일을 지내 오다가 1931년 에페소 공의회 1500주년을 맞아 교회의 보편적 축일이 되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쇄신에 따.. 2021. 4. 27.
[교회 안 상징 읽기] 주님 부활 대축일 그리고 부활절 토끼 [교회 안 상징 읽기] 주님 부활 대축일 그리고 부활절 토끼 이석규 베드로(자유기고가) 하느님의 인류 구원 역사는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임을 당하셨다가 되살아나심으로써 완성되었다. 이에 교회는 주님 부활을 겨우내 죽은 듯 보이던 만물이 소생하는 봄철에 기념하고 경하하였다. 그리고 아무런 생명의 낌새도 보이지 않던 달걀에서 그 껍질이 깨어지며 병아리가 탄생하고 무르익은 석류의 과피가 벌어지며 그 안의 씨앗들이 드러나 보이는 것을 보면서, 그리스도인들은 무덤에 묻히셨다가 무덤의 돌문을 열어젖히고 되살아나신 주님을 연상했다. 또한 이렇듯 주님 부활을 상징하는 것들 가운데는 토끼가 있다. 토끼, 다산성과 동정성을 모두 아우르는 상징성 토끼는 중세기 이래로 주님 부활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 2021. 4. 25.
전례 탐구 생활 (43) '신앙의 신비' 안에서 전례 탐구 생활 (43) ‘신앙의 신비’ 안에서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성체성사가 세워진 배경에는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1코린 11,23)부터 이어지는 극적인 사건들이 있습니다. 성찬례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이라는 지울 수 없는 흔적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사건들을 단순히 상기시키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성사적으로 재현합니다. 베네딕도 16세는 성체성사에 깊숙이 스며든 그 신비를 이렇게 풀어 말씀하십니다. 성찬례를 거행할 때마다 우리의 생각은 파스카 성삼일로, 곧 성목요일 저녁의 사건들, 최후의 만찬과 그 이후의 일들로 되돌아갑니다. 성체성사의 제정은 게쎄마니 동산의 고뇌를 시작으로 일어나게 될 사건들을 성사적으로 앞당깁니다. 다시 한 번 우리는, 다락방을 떠나 제자들과 함께 .. 2021.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