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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례 & 미사783

[빛과 소금] '감사의 전례'인 미사의 의미ㅡ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빛과 소금] ‘감사의 전례’인 미사의 의미 –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김기태 요한 사도 신부(청학동 본당 주임) 여러분은 ‘선교’ 혹은 ‘전교’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선교는 특별한 사명을 지닌 사제나 선교사들이 하는 것이고 나와는 아주 무관하다고 여기시나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선교는 영성체를 통하여 주님과 깊은 일치를 이룬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입니다. 강복 다음에 사제가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Ite, missa est)라는 말로 신자들을 파견할 때 바로 세상 속에서 복음을 선포해야 할 사명을 간명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특히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아주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늘 복음의 기쁨에서 샘솟.. 2021. 12. 10.
[전례 탐구 생활] (66) 강복과 축복 [전례 탐구 생활] (66) 강복과 축복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강복과 축복은 교회에서 많이 쓰는 말입니다. 무엇이 다를까요? 사실 말은 다르지만 의미는 똑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복을 내려 주시는 일을 우리말로 ‘강복’이라고도 하고 '축복'이라고도 합니다. 둘 다 라틴말 베네딕시오(benedictio)의 우리말 표현이며, 라틴말 전례서에서는 구별 없이 한 단어로 씁니다. 다만, 옛날 가톨릭에서는 이 ‘베네딕시오’를 우리말로 옮길 때 '강복'이란 말을 썼고, 같은 뜻을 개신교에서는 '축복’'이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교회 일치 운동을 강조한 직후 1960년대 중반에 가톨릭 공용어 심의위원회가 교회 일치 운동의 차원에서 '강복'과 '축복'을 혼용하기 시.. 2021. 11. 30.
[전례 탐구 생활] (67) 축복과 축성 [전례 탐구 생활] (67) 축복과 축성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지난주에 설명했던 ‘강복’과 ‘축복’이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복(베네딕시오)을 우리말 어법에 맞춰 둘로 나눈 것이라면, 오늘 말씀드릴 ‘축복’과 ‘축성’은 근본적으로 다른 두 가지 전례 행위입니다. ‘축성’은 성사나 준성사의 일종으로 사람이나 물건을 하느님께 바쳐 거룩하게 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축성과 축복으로 사람이나 물건이 세속의 일반적인 상태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도구가 되거나 하느님의 보호에 맡겨지는 새로운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복을 베풀어주시기를 기원하는, 또는 그렇게 받는 복인 ‘축복’과는 달리, ‘축성’은 하느님께 흠숭을 드릴 목적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완전히 봉헌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2021. 11. 26.
[문화사에 따른 전례] 전례 용기들(8-11세기) [문화사에 따른 전례] 전례 용기들(8-11세기)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도교의 시작부터 성찬례에 사용되었다. 사도들과 그 이후 교회 공동체는 예수님께서 최후 만찬에서 사용하신 빵과 포도주를 성찬례의 본질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4세기에 접어들어서는 일상적으로 식사 때 먹던 빵과 같은 재료를 사용했지만, 특정한 방식으로 표지를 넣거나 고유한 형태로 빚기 시작했다. 또한 특별한 표지를 넣기 위한 빵 스탬프도 발달했고, 납작한 원반 모양의 성찬례용 빵을 준비하는 전통이 생겼다. 10세기까지는 발효된 포도주와 발효되지 않은 새 포도주, 그리고 포도 주스를 구분하지 않았다. 「그라티아누스 교령집(1140년?)은 미사 때 발효되지 않은 포도 주스를 사용해도 괜찮다고 했던 율리오 1세 교황(337.. 2021. 11. 1.
[전례 탐구 생활] (63)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로 묵주기도 배우기 ① [전례 탐구 생활] (63)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로 묵주기도 배우기 ①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10월은 묵주기도 성월입니다. 묵주기도는 성모송을 반복해서 바치면서 그리스도의 전 생애에 걸쳐 펼쳐진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입니다. 아주 단순해서 남녀노소, 학식의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바칠 수 있고, 매우 심오해서 이 기도에 의지하는 이에게 큰 효과를 가져다주는 기도입니다. 많은 성인들과 교황들이 묵주기도를 사랑했고, 교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 기도에서 피난처를 찾았습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묵주기도의 기본 형식을 결정적으로 확립하고 전파하는 데는 묵주기도를 통해 교우들을 그릇된 가르침의 위험에서 지켜내고자 했던 도미니코회 수도자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묵주기도에 관한 최초의 교황.. 2021. 10. 31.
[전례 탐구 생활] (62) 미사의 마침 예식 [전례 탐구 생활] (62) 미사의 마침 예식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사제의 영성체 후 기도로 성찬 전례는 끝이 납니다. 이제 미사의 전체 예식을 완전히 마치는 간단한 마침 예식만 남았습니다. 마침 예식은 미사를 시작할 때의 동작과 말을 거울에 비춘 듯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삼위의 이름을 부르는 성호경과 십자 성호, 사제의 인사와 교우들의 응답으로 미사의 문이 열렸고, 이제 거꾸로 사제의 인사와 교우들의 응답에 이어서 성삼위의 이름을 부르며 비는 축복과 십자성호로 그 문이 닫힙니다. 구원의 신비를 합당하게 거행하기 위하여 우리 죄를 반성합시다.” 하는 시작 권고는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는 마침 권고와 짝을 이룹니다. 부제나 사제가 하는 파견사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 2021. 10. 24.
[문화사에 따른 전례] 그레고리오성가의 발전(9-12세기) [문화사에 따른 전례] 그레고리오성가의 발전(9-12세기)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 그레고리오성가는 가톨릭의 전례음악이지만 넓게는 서양음악의 원천으로 최초의 고전음악이다. 중세 교회음악의 정착은 그레고리오성가의 제정으로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고 중세 유럽 국가들의 가장 중요한 종교로 자리 잡으면서 그레고리오 1세 교황(590-604년 재위)은 지역별 예배와 그에 따른 음악을 정비하여 로마의 표준화된 전례 예식에 사용되는 음악을 제정하였는데, 그것이 그레고리오성가다. 600년 무렵부터 각 지역의 다양한 성가를 수집하고 창작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지만 완전한 형태로 자리 잡은 것은 800년 이후부터이다. 그레고리오성가의 정착 과정에서 얻어진 기보법, 교회선법, 성가의 형식, .. 2021. 10. 16.
[전례 탐구 생활] (61) 영성체 후 기도 [전례 탐구 생활] (61) 영성체 후 기도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사제와 교우들은 성체를 모시고 나서 잠깐 속으로 기도를 바칩니다. 이때 필요하다면 회중 전체가 시편이나 다른 찬양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백성의 기도를 완결하고 영성체 예식을 모두 마치기 위하여”, 또 “방금 거행한 신비가 좋은 결실을 가져오도록” 사제는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칩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89항). 합당하게 성체를 모시기 위하여 단계별 준비를 지나왔듯이, 영성체 후에도 침묵, 찬양, 기도의 단계를 거치며 우리가 받은 천상 산물에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사의 마음과 더불어 성체를 받아 모신 우리가 변화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청하는 내용도 영성체 후 기도에 담겨 있습니다... 2021. 10. 11.
[문화사에 따른 전례] 「로마 예식서」(Ordines Romani, 7-10세기) [문화사에 따른 전례] 「로마 예식서」(Ordines Romani, 7-10세기)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 개별 전례 봉사자들의 단순한 창의성에 맡길 수 없는 전례 거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려면 주례자에게 기도문을, 독서자에게 독서 본문을, 성가대에게 성가집을 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교회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서로 다른 전례 봉사자들이 질서 있게 전례를 전개하도록 안내하는 전례 예식 지침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따라 당시의 예식 순서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책이 ‘예식서’(Ordines)다. 이런 의미에서 예식서는 전례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시대와 장소에 대한 적응 이해를 위한 매우 중요한 매개체로서, 전례 역사에서 중요한 기준을 제공하고 종종 우리가 특정 시대의 신학적 전망을 이해하는.. 2021. 10. 10.
[전례 탐구 생활] (60) 영성체 ③ 그리스도의 몸, 아멘! [전례 탐구 생활] (60) 영성체 ③ 그리스도의 몸, 아멘!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지난 글에서 분배자가 성체를 주면서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하면, 영성체하는 이는 “아멘.” 하고 응답하는데, 이 응답은 신앙의 확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성체를 주는 사람이 말하는 대로 “나는 정말로 이 빵이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믿습니다.” 하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선언과 응답은 성체를 받아 모시는 이에게 객관적인 사실인정을 넘어 더 깊은 의미를 지니고 다가옵니다. 사제나 비정규 성체 분배자가 우리 앞에서 성체를 들고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이 빵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믿습니까?”라는 질문 외에, 암묵적으로 “당신은 그리스도의 몸입니까?”라는 질문을 받는 것입니다. 다시 .. 2021. 10. 8.
[전례 주년과 성모 공경] 9월에 기념하는 성모님 관련 축일 [전례 주년과 성모 공경] 9월에 기념하는 성모님 관련 축일 조영대 프란치스코 신부(광주대교구 대치성당 주임) 구원의 서광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9월 8일) 예수님과 관련하여 교회에서 지내는 많은 축일들 가운데에는 한 가지 중심 사건에 연계하여 제정된 축일들이 있다.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6월 24일)은 ‘예수 성탄 대축일’(12월 25일)의 여섯 달 전에 위치 한다. 또 ‘예수님 성탄’에 따라 만 아홉 달 전에 예수님의 잉태를 기념하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을 지낸다. 그렇다면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초대교회 때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로마 교회에는 네 가지 커다란 성모님 축일이 있었는데, 곧 성모 영보(주님 탄생 예고), 성모.. 2021. 9. 20.
[전례 탐구 생활] (59) 영성체 ② 영성체할 때 지켜야 할 예절 [전례 탐구 생활] (59) 영성체 ② 영성체할 때 지켜야 할 예절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성체를 받아 모시려는 이는 누구나 성체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의 참된 현존을 향하여 마땅한 존경을 보여야 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교회는 항상 영성체자들의 품위있는 행동을 강조해 왔습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과 「손으로 하는 영성체에 관한 경신성성 훈령」(1985)의 내용을 바탕으로 영성체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신자들은 무릎을 꿇거나 서서 영성체할 수 있습니다. 무릎 꿇는 것은 자제로 하느님께 흠숭을 드리는 자세이기 때문에 따로 경의를 표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거의 모든 한국 교구들에서 하듯이 서서 영성체를 할 때는 성체 앞에서 공경을 표시하.. 2021.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