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선 시인 / 부터에 붙어
부터에 붙어 오는 날들에 붙어살았지
부터는 언제부터였는지 그 태생을 알 수 없으나 세상에 붙어 고개를 내밀었던 것
부터로 오는 부처의 시간이었는지도
나아가든지 도망가든지 부터는 전생에 붙어 떨어지지 않고
나부터 나아가는 시간과 나부터 도망치는 시간 사이에서
부터는 태고부터 전생에서 후생으로 서로 붙어 돌고 돌았는지도
오늘부터 내일부터 그리고 어제부터였는지도
부터는 까마득한 어느 우주의 시간부터 돌고 도는 시간의 곁에서부터로 붙어 왔는지도 모르지
부터에 불어 오는 이 저물녘, 너의 숨결에 붙어 오는 연두처럼
시집『메타자본세콰이어 신전』2020. 상상인
강대선 시인 / 밥그릇
밥그릇을 씻고서 가지런히 엎는다
선산의 무덤들이 가지런히 모여 있다
대대로 둥글어진 생 전해오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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